[르포]국내 최대규모 영광 풍력단지 준공 현장 가보니

年 26만㎿h 전력 생산…소나무 4000만그루 대체 효과

첫 영농형 단지·국간 기자재 사용

벼농사와 병행땐 농가 수익 크게 늘어

투자금 회수…수익성 개선 숙제

영광풍력단지 전경.

[영광(전남)=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4일 오후 전남 영광군 염삼면ㆍ배수읍 일원에 위치한 영광풍력발전 단지 준공식 현장. 국내 최대 규모 총 65기의 풍력 발전기가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시간당 140메가와트(㎿)의 전기를 만들고 있었다. 이 단지는 2014년 준공된 호남풍력(발전기 10기)과 2015년 백수풍력(20기) 그리고 2017년 1월 공사를 시작한 후 지난 1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영광풍력(35기)이 집중돼 있다. 이곳에서만 연간 26만㎿h 규모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약 7만2868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다. 이산화탄소도 연 11만1000t 절감할 수 있다. 소나무 4000만그루를 대체하는 효과다.

이 단지는 국내 최대라는 점과 함께 국내 첫 영농형 풍력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경작농지 일부에 풍력 발전설비를 설치해 친환경 전기와 농산물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벼농사와 풍력사업 병행 시에는 벼농사를 했을 때보다 농가 수익이 크게 늘어난다. 가령 2314㎡(700평) 농지에서 벼농사만 했을 경우 연 수익은 110만원이지만 992㎡(300평)만 벼농사를 짓고 1322㎡(400평)에는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면 벼농사 수익 47만원과 부지 임대료 800만원을 받게 된다. 벼농사 때보다 연 수익이 737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영광풍력 단지는 국내 최초로 지역주민과 상생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영농형 풍력발전단지'로 조성됐다"며 "영광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주민참여형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동서발전은 풍력발전의 일정 수익을 지역발전을 위해 지원했다. 이 규모는 20년간의 발전량을 1㎾h당 1원씩 계산한 총 31억원 규모다.

지산풍력 1기를 포함해 총 66기의 풍력발전기에 100% 국산 기자재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동서 발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풍력발전기 660개 중 330개가 국산, 300개가 외산이다. 330개의 국산 발전기 중 영광풍력에만 66기의 국산 발전기가 세워진 것이다.

다만 주민 수용성과 발전소 자체의 수익성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70대 지역 주민은 "발전기 가까이 가면 '치이잉' 하는 소리가 굉장해 피해가 크다"며 "토지를 임대한 사람 외에도 인근 주민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영광풍력 발전단지에는 기자재와 공사비 등 총 4097억원이 투입됐다. 동서발전이 예상하는 1년 매출액은 279억원. 투자비 회수까지 약 15년이 걸린다. 발전기 수명이 2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년 중 불과 5년 동안만 순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발전기 수명이 다하는 20년 후 기존 발전기 철거 후 새로운 발전기 설치할 때는 부지 매입 비용이나 접속선로 연결, 기초공사 등의 비용이 줄어 초기 설치비 대비 비용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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