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커피 쿠폰 뿌리며...약관대출 부추기는 보험사

보험사들, 경품 행사 적극 홍보
작년 약관대출 62조 사상 최대
고객 돈으로 2~3% 이자놀이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경기불황에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찾는 이들이 늘자 보험사들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에 있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이 이자 차이로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약관대출을 늘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 들어 2번이나 대출 이벤트를 진행했다. 약관대출을 신규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모바일쿠폰과 영화예매권을 지급한다.

현대해상도 이달 말까지 100만원 이상 약관대출 신청 고객에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하는 응모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교보생명 역시 14일까지 약관대출을 10만원 이상 받는 고객들 중 매주 200명씩을 추첨해 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생보사의 약관대출은 47조3976억원으로 연초 대비 2조7456억원 증가했다. 손보사 역시 지난해 말 약관대출이 14조6078억원에 달해 지난해 연초 12조4328억원 대비 2조1750억원 불어났다.

보험사 약관대출 규모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62조54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약관대출은 2011년 40조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2조원 규모로 늘어나 2015년 50조원을 넘어섰다. 약관대출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져 최근 3년 만에 10조원이 늘어나 60조원을 돌파했다.

약관대출은 고객이 보험 해지 후 돌려 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의 60~95% 범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금리는 판매한 보험 상품의 예정이율(보험사가 가입자에 보장하는 금리)에 가산금리(신용도 등 조건에 따른 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과거 금리 확정형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계약자는 예정이율 8.5%에 가산금리 2%를 더해 연 10.5%에 달하는 대출 이자를 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고객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돈을 빌려줘 떼일 위험이 전혀 없는데도 계약자들에 높은 이자를 부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고객들에 자산운용을 통해 예정이율 만큼의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이유로 약관대출 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현재 자산운용으로 3%가 넘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고객에 돌려줘야 할 예정이율과의 차이 5% 정도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신들의 실수를 약관대출 고객들로부터 충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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