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SKY캐슬’ 있다

사교육 과열로 과외비 천정부지로 올라…간부나 돈주 자녀 과외비 일반 사교육의 20배 넘어

북한 평양의 영재학교인 모란봉제1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노트북을 앞에 두고 수업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 'SKY캐슬'이 자본주의의 병폐라는 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지만 북한에서도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남도 평성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해마다 겨울방학만 되면 이과 전공 대학생 가운데 수재급의 경우 간부나 돈주 자녀 과외교사로 특별 초대되곤 한다"며 "이들의 과외비는 일반 사교육 비용의 20배를 웃돈다"고 29일 소개했다.

소식통은 "지금 평성에서 대학 교원이나 우수한 대학생들이 자기 집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사교육에 열 올리고 있다"며 "과외비는 한 달에 학생 1명당 30달러 정도"라고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간부나 돈주들 자녀의 경우 1:1 수업이 원칙"이라며 "이들의 과외비는 시간당 최소 15달러"라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시대 들어 예술교육보다 기술교육에 치중하고 있다"며 "고급중학교 과목에 '기초기술', '정보기술' 같은 과목이 편성되는 등 과학인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북한의 교육정책이 "겉만 번지르르하고 현실과 괴리돼 학부모ㆍ학생들에게 쓸데없는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며 "당국이 교육예산은 전혀 지원하지 않으면서 교육의 질만 높이라고 요구하니 학부모들은 큰 돈 들여가며 자녀를 사교육으로 내몰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의 김석향 교수는 29일자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사교육 및 대학 입학과 관련해 북한에 뇌물이 만연돼 있다"며 "많은 북한 주민이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교육에 대한 관심은 한때 떨어졌지만 이후 그래도 배워야 잘 산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요즘 교육열은 남한 못지 않다"고 전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경우 출신성분이라는 한계로 주요 대학의 핵심 학과는 여전히 일반 주민에게 '그림의 떡'이지만 그밖의 대학 입학과 여러 특혜는 돈으로 충분히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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