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시장 행보 나선 윤석헌 '초대형 IB 찬성...금리는 시장가격'

'NH투자증권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 잘 이뤄지고 있다'…은행 금리도 '가격 문제'라며 개입 최소화 시사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취임사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외부행사에서 친(親) 시장 행보에 나섰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은행의 금리도 '시장 가격'인 만큼 금융당국이 무조건적으로 개입하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필요하다면 규제를 걷어 내 금융이 실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는 학자 시절의 소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견실한 금융감독과 금융산업의 발전을 균형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18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NH투자증권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잘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단기금융업은 만기 1년 이내 어음의 발행, 인수와 특정 채무증서의 발행 등을 하는 업무로 초대형 IB의 핵심업무다. 이에 따라 연이은 금감원장 공백으로 올스톱 상태였던 NH투자증권 등 초대형 IB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초대형 IB로 지정된 후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한 상태다.초대형 IB 육성에 부정적이라는 금융권의 시각에 대해선 "초대형 IB 육성에 반대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원장은 금융위원회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를 이끌면서 초대형 IB 인허가와 감독방향에 대해 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요구,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그는 "당연히 자본시장을 육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초대형 IB의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집행 방식에서 지금은 간접금융 방식에 경도됐는데 가급적이면 직접금융을 활성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다만 "간접금융에 관심을 갖는다면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나 소비자 보호 규제는 당연히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윤 원장은 학자 시절 규제를 걷어 내 금융산업이 실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해 왔는데 이와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이날 자문위 전체회의에서도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금융회사가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의 금리 체계와 관련해서도 "감독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건 분명히 제한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금리는) 기본적으로 가격 문제"라며 "다만 금리체계가 적절하냐, 합리적이냐 등은 계속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금감원이 신한금융 등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이슈에서 벗어나 건전성 감독,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 등 금감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금감원 직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금감원이 됐든 누가 됐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다만 대표적 금융위 해체론자로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주장해 온 학자 시절과는 달리 금감원장으로서 금융위와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그는 "학교에 있을 땐 논문도 쓰고 얘기도 했지만 지금은 금감원장으로서 이전처럼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법과 체제 안에서 금감원의 역할을 최선으로 하는 게 1차적인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서 자꾸 (금융위와의 관계가 우려된다고) 지적하는데 현재 저희가 갖고 있는 법과 체계 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금융감독을 잘해서 금융위를 도와주는 게 저희들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강조했다.금감원 최우선 과제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감리 논란과 관련한 감리위 진행을 꼽았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감원에 명예실추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쪽 생각이고 저희는 나름대로 잘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바이오젠 콜옵션행사에 대한 견해나 분식회계 증거 확보 여부 등의 질문에 대해선 "감리위에서 평가할 것이니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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