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이 문제제기…'시총 1조클럽 투자의견 없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증권사 연구원이 스스로 시가총액 1조원 넘는 기업 투자의견이 너무 적다고 문제제기에 나섰다. 특히 제약·바이오주 정보 가뭄이 심각하다고 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이 없는 시총 1조 클럽'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그에 따르면 2000개 가까운 국내 증시 종목 중 이른바 '1조 클럽'에 드는 종목은 213개다. 해마다 1조 클럽 종목이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제약·바이오주가 크게 늘었다. 1조 클럽 종목이 2016년 176개에서 213개로 증가하는 동안 제약·바이오주는 13개에서 29개로 늘었다. KRX300 종목 가운데 이 업종에 속한 종목은 34개로 시가총액 비중이 9.7%다.김 연구원은 "증시 상승으로 전반적으로 시총이 늘어났고 기업 신규상장과 대형주의 기업분할 등이 활발해지며 1조 클럽 종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기업 측에서 기업설명회(IR)에 소극적이라 실적을 추정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증권사 연구원 쪽에서 이슈 관련 자료를 발간하며 추가 연구를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 주가 상승으로 멀티플(미래 수익 창출력)을 조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럴 때 투자의견 대신 'Not Rated'라 적힌 보고서가 주로 발간된다.김 연구원은 "시총 1조원을 돌파한 종목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원활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약·바이오의 정보 가뭄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3개월 동안 투자의견이 한 건도 제시되지 않는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 업종에 몰려있다. 전체 26개 중 15개(58%) 종목 투자의견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한다.김 연구원은 "최근 6개월 동안 주가가 급등해 목표주가를 산정할 때 멀티플을 조정하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생겼다"며 "이들 기업 실적 가시성이 뚜렷하지 않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계산 자체가 어려운 종목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보고서에 제시하지 않는 것은 종목 주가에 관한 판단을 온전히 투자자에게 떠넘기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김 연구원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존재하지 않아 기업의 성공 가능성과 앞으로의 이익 규모를 확실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이들 기업의 현재 주가가 앞으로의 성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온전히 투자자 몫으로 걸머지우는 셈"이라고 했다.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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