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악수하고 있는 이은재 의원과 김상곤 부총리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강남구 일대를 지역구로 둔 한 야당 의원의 '겐세이' 발언은 하루가 지난달 28일 오후 늦게까지도 인터넷 여론을 달궜다. 공적인 자리에서 비속어를 쏟아낸 데 대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검색사이트에선 '이은재'로 검색하면 겐세이와 관련한 결과물이 가장 위쪽에 나온다.해당 발언은 이 의원의 질의차례에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답변하는 과정, 그리고 사회를 맡고 있는 유성엽 국회 교문위원장이 사회를 보던 중 나왔다. 대부분의 기사나 인터넷 게시물, 혹은 관련 영상에선 이 의원의 비속어 표현 자체를 부각하고 있지만 앞서 김 부총리와 설전을 벌인 이 의원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사태를 키운 측면이 크다.'겐세이'나 깽판이 언급되기 전 이 의원은 강남 집값과 교육정책에 대해 언급하다 현 정권 주요 인사가 다주택자인 점을 꼬집었다. 이후 김 부총리 소유의 강남 아파트로 화살을 돌렸고 설전이 이어진 것이다. 아래는 가급적 원문 그대로 가져온 지난달 27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 당시 대화다.(이은재, 이하 이) 장관께서 래미안 팰리스 38평 소유하고 계시죠?(김상곤, 이하 김) 예 그렇습니다.(이) 실제 거주하고 있지 않죠?(김) 예 그렇습니다.(이) 그런데 지난 8ㆍ2대책 발표 당시에 살지 않는 집은 팔아 달라고 국토부장관이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김현미 장관은 시범으로 남편 명의의 주택을 매각했습니다. 사회부총리인 교육부장관께서도 솔선수범해야되는 거 아닙니까. 살지도 않는 집을 왜 갖고 있는 거에요? 자사고ㆍ특목고 없애고 나니까 8학군이 난리가 났습니다. 계속 모르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매일 부동산 다니고 있어요. 저희 지역에. 집 파시겠습니까, 안 파시겠습니까?(김) 극단적인 오해이시구요.(이) 뭐가 오해에요, 왜 자꾸 이렇게 답변을 하세요.(김) 개인적인 문제입니다만 강남의 주택은 부동산에 내놓은 지 좀 됐습니다.(이) 뭐요?(김) 부동산에 팔아달라고 내놓은 지가 좀 됐습니다.(이)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매물이 없어서 부동산마다 난립니다. 여기 와서 자꾸 거짓말을 하시니 이야기가 안 됩니다. 매물이 없어서, 어제도 부동산을 갔는데 매물이 없어서 난리에요.(김) 그러면 저희 집 좀 팔아주십시오.(이) 주세요. 제가 부동산에 (연결)해서 당장 팔아드리겠습니다. 확실한 거죠? 여기서 거짓말하시는 거 아니죠? (화제를 전환하면서) 최근 한 언론은 강남 교육부는 현실을 모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왜 교육부 사람들은 다 강남으로 갈까 ,교육부 관료가 교육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교육부에 요청하니 자료를 주지 않습니다. 본 의원실에서 파악한 바로는 현재 1급 이상 교육부 공무원 18명 가운데 5명이 세종으로 이사했고 서울 거주 9명 중 절반이 넘는 5명이 강남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왜 중등교육의 실체를 제대로 못 보고 있습니까. 8학군이 어떻게 되는지. 지금 아까 제가 그냥 넘어갔지만 장관님, 어떻게 여기 와서 집을 팔아달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까. 내가 부동산 업자입니까.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그게 어디서 해먹던 버릇입니까. 그게 어디서 해먹든 버릇이에요.(유성엽 교문위원장, 이하 유) 자 이은재 의원님, 이은재 의원님. 그 질의를.(이) 아니 아까 장관이 어떻게 저한테 얘기했나요? 부동산 팔아달라고 했죠? 여기가 농담따먹는 장소입니까. 위원장님.(유) 제가 들어보니 왜 안파느냐 물어보니 매물로 내놓으셨다고 아까.(이) 아니 현실적으로 매물이 없어서. 이건 나중에 얘기하겠습니다. 정책 부분에 대해서만 질의를 드리는 과정이기 때문에, 장관 태도가 틀렸다는 겁니다.(유) 제가 보기엔 이 상황은 장관을 탓할 일은 아닌 거 같아요.(이) 위원장님, 편향적인 사회를 보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유) 이은재 의원도 질의를 순화시켜서.(이) 지금 제가 다 말씀을 못 드려서 그렇지 언론에서도 강남 집값이 저렇게 올라가는 게.(유) 이야기라는 게.(이) 왜 자꾸만 깽판 놓으시는 거에요. 제가 질의하는데(이하 생략)국회의원이 장ㆍ차관 등 행정부 공무원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는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하거나 토론하려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처럼 감정적인 대응과 호통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염불(정책)보다 잿밥(의원 개인의 유명세)에만 맘이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교육정책과 강남 집값의 상관관계를 두고 야당 의원과 주무부처 장관의 인식차가 어떤지는 차치하더라도, 강남 주택을 보유한 김 부총리로부터 예상치 못한 답변(김 부총리가 강남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사실은 그간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이 나오자 거짓말로 몰아가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후속질문을 이어가던 중 직전 주고받은 대화가 분했는지 갑자기 화제를 바꾸면서 말하는 '버릇'을 문제삼는 태도 역시 적절치 않은듯 보인다. 본인 스스로 자기 지역 공인중개소에 연결시켜주겠다고 대화를 주고받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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