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1만개 시대 됐지만…절반만 '영업중'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협동조합 수가 1만개를 넘어섰다. 정부가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앞장선 가운데 본격적으로 협동조합 시대가 열릴 기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업중인 협동조합은 두 곳 중 한 곳에 불과해 내실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기획재정부는 2016년말 신고·인가 기준으로 1만615개 협동조합이 설립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2년 전인 2014년말(6235개) 대비 70%나 증가한 것이다. 기재부는 현장의 어려움을 점검하고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등에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협동조합의 전반적인 운영실태를 조사해 2년 단위로 발표해 왔다. 이번 조사는 3번째다. 전체 조합원수는 31만3000명으로, 조합당 평균 조합원수는 61.6명으로 2차 조사(46.8명) 대비 14.8명 증가했다. 조합원의 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업 및 생산자가 30.9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비자가 22명, 후원자가 5.7명, 직원이 1.8명, 자원봉사자가 1.2명으로 나타났다. 평균 배당율은 9.1%로 2차 조사(3.7%)에 비해 5.4%포인트 증가했으며 평균 배당금 역시 172만원으로 61만2000원 증가했다. 협동조합이 고용한 사람 수만 2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와 무급형 사외이사,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전체 종사자 수는 6만9000명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종사자 수는 13.5명으로 2차 조사(8.2명) 대비 5.3명 증가했다. 이 중 순수하게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인 피고용인수는 2만2000명으로, 평균 피고용인수는 4.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차 조사(2.9명) 대비 1.4명 증가한 수치다. 협동조합 내 정규직 비중은 81%로, 2차 조사(73.2%) 대비 상승했다. 평균 급여는 정규직이 147만원, 비정규직은 92만원을 기록했다. 2차 조사 때보다 정규직(144만원)은 증가했지만 비정규직(100만원)은 감소한 것이다. 기재부는 "주 평균근무시간이 34.4시간으로 적고, 50대 이상 및 취약계층 근로자 비중이 높아 급여 수준이 낮다"고 설명했다. 평균 자산과 매출, 총수입은 늘었다. 협동조합의 총자산은 7133억원, 자본금은 2343억원, 부채는 4790억원으로 2차 조사 대비 2~10배 증가했다. 총수입 역시 1조4800억원으로 2차 조사(6916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총매출액은 1조3873억원으로 2차 조사(6221억원) 대비 2배 증가했다.

▲협동조합 안내서 표지

단, 덩치가 커진 데 비해 내실은 빈약했다. 당기순익이 조합당 평균 373만원으로 2차 조사(1935만원) 보다 감소했다. 당기순익이 발생하지 않는 협동조합 비율도 23.9%에서 43.5%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기재부는 "협동조합의 특성상 순이익보다는 조합원 이익을 중시한다"며 "규모화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도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협동조합이 1만개를 넘었지만 이 중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협동조합도 절반에 가깝다. 2016년말 기준으로 법인 등기한 협동조합 중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협동조합은 4447개에 달한다. 각각 폐업이 1453개, 사업중단이 2994개를 기록했다. 수익모델이 미비해 폐업하는 협동조합이 30.5%에 달했고, 사업운영 자금 부족(24.0%)이나 조합원간 의견 불일치(18.6%) 등도 폐업의 이유로 나타났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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