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달라이 라마 명언 썼다가 '뭇매'…즉각 사과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독일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벤츠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티베트 정신적 지주 달라이 라마의 어구(語句)를 인용했다가 중국에서 사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다임러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흰색 쿠페 차량 사진과 함께 '모든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더 개방적이 될 것(Look at situations from all angles, and you will become more open)'이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이 표현은 달라이 라마가 사용한 것이다. 게시물은 현재 삭제됐지만 9만여명이 '좋아요(하트)'를 눌렀다.중국 SNS상에 이 같은 사진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한 중국인 네티즌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시장 진출을 막자"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상황이 일파만파 커지자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에 "중국인의 우려를 잘 알고 감정을 다치게 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의 글을 즉각 올렸다. 다임러의 중국 대변인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우리는 다른 가치 체계를 가진 우리의 모든 시장을 존중하는 것처럼 중국을 존중한다"고 밝혔다.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이 최대 시장이다. 다임러는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해 지난해 전체 매출액 2020억달러(약 219조7760억원) 가운데 약 11%를 중국에서 올렸다.앞서 지난달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델타항공도 티베트 지역과 대만을 독립 국가로 표기했다가 중국에서 뭇매를 맞았다. 당시 메리어트 중문판 홈페이지는 개편 작업을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고 중국 당국은 기업 책임자를 대상으로 '웨탄(約談ㆍ사전 약속을 잡아 진행하는 조사와 교육)'을 실시하고 조사 결과 공표와 함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메리어트 측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 우리는 결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훼손하는 어떠한 분열 조직도 지지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해를 일으킬 만한 모든 상황에 대해 깊은 사과를 전한다"는 내용의 문구로 사과했다.중국은 티베트와 대만, 홍콩, 마카오가 모두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권 탄압을 불사하면서까지 이들의 독립 성향을 강하게 저지하고 있다.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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