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나란히 법인세 인하 '발맞추기'…韓 어쩌나

美 최고세율 20%로 낮추기로…日 실효세율 인하 방침[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일본 정부가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20%까지 낮추기로 한 것은 31년 만의 최대 규모로 감세 조치를 추진 중인 미국의 영향이 크다. 당장 내년부터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밑돌 것이 기정사실화되며 '법인세 역전 현상'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본으로선 수출입과 해외 기업 유치에 대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법인세 실효세율 인하를 골자로 한 내년도 세제 개편을 통해 기업의 세 부담을 낮추고 경기 개선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사상 최대로 쌓인 기업 사내유보금을 임금 인상과 투자로 끌어냄으로써 소비 증가-생산성 확대라는 '경제선순환'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일본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내년 기준으로 29.74%, 최고세율은 23.2%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감세안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 상원을 통과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초 일본 정부가 기업의 세 부담(실효세율)을 25%까지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글로벌 움직임을 감안해 감소 폭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감세안 통과가 다른 경쟁국의 법인세 인하 경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감세안은 현행 3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0%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미 상원은 11시간에 가까운 회의를 거쳐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세제개편안을 가결했다. 향후 10년간 약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덜 걷게 된다. 상원의 법안에는 오바마 케어의 근간인 건강보험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연내 하원 감세안과의 조정 단계가 남아 있지만 법인세율 인하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상원과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개인소득세 구간과 세율, 법인세 대신 개인소득세가 부과되는 소상공인에 대한 세율 등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인세율이 35%에서 20%로 낮아졌지만 22%가 될 수도 있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라며 최종 세율을 수정할 가능성도 남겼다. 이미 영국ㆍ프랑스 등은 법인세 인하 움직임에 발맞추고 있다. 영국은 1980년대 중반 52%였던 세율을 올해 19%까지 낮춘 데 이어 2020년엔 17%로 내리겠다는 목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행 33.3%인 법인세율을 자신의 임기인 향후 5년간 25%까지 단계적으로 내리겠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주요국의 연이은 움직임이 추가 도미노 현상을 이끌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세계 최대 경제국의 조세정책이 다른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즉각적으로 미국의 감세 조치를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흐름과 정반대로 가는 모습이다. '나 홀로 법인세율 인상'에 나서 기업의 해외 이탈, 자본 유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당장 내년부터 미국과는 법인세율 역전 현상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여당이 주장하는 정부안대로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현행보다 3%포인트 인상한 25%를 적용할 경우 세율 격차는 최대 5%포인트 상당으로 확대된다. 이 경우 129개 글로벌 대기업(2016년 기준)은 연 2조5500억원의 법인세를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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