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의 '현안간담회'가 티미팅으로 바뀐 까닭은

김 부총리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양자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제공=기획재정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혁신성장 관련 현안간담회가 5시간만에 비공개 티미팅으로 격하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혁신성장에 대한 구체안이 없다는 비판이 지속되자 별 다른 주요 내용도 없이 공개 간담회를 감행한 게 악수(惡手)였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관계장관 티타임 시간을 가졌다.김 부총리 주재 하에 김상곤 사회부총리, 유영민 과기정통부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홍남기 국조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모였다. 단 기재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은 원칙적으로 비공개이며 관련 자료도 배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기재부는 이 자리를 비공개 티타임이 아닌, 일부 내용이 공개되는 현안간담회로 개최할 생각이었다. 16일 오후 12시께 기자들에게 보낸 첫 공지에서 기재부는 김 부총리의 모두말씀과 사진촬영 등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모두말씀은 회의나 토론회 등의 첫머리(모두ㆍ冒頭)에 하는 발언으로, 회의의 주제나 방향성 등을 나타낸다. 그동안 기재부 주재 하에 진행된 회의는 김 부총리의 모두발언 후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후 회의 내용을 후속 보도자료로 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기재부는 5시간 만에 추가 공지를 보내 이를 비공개 티타임으로 변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별다른 중요한 내용이 없고 방향성만 논의하는 자리라 티타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과거에도 간담회가 공개에서 비공개로 전환되는 일은 있었지만, '중요한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변경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기재부는 최근에도 5일로 예정됐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대책 발표를 불과 이틀 앞두고 9일로 연기하는 등 절차상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기재부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기존 비공개 방침을 깨고 티타임 결과를 공개했지만 예고했던 대로 별 다른 내용이 없었다. 그저 김 부총리가 자리에 모인 장관들에게 그동안 해 왔던 것과 비슷한 당부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번 해프닝은 부총리가 주도하는 혁신성장이 여전히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것과도 오버랩된다. 김 부총리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강조하지만 정작 혁신성장의 주요 골자는 중소기업 지원, 4차 산업혁명 추종, 창업 활성화 등 전 정부가 추진했던 '창조경제'와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규제 개선 방안인 '규제 샌드박스' 역시 전 정권에서 추진된 규제프리존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11월이 이미 절반 이상 지났지만, 이달 중 발표키로 한 혁신성장 과제(서비스산업 혁신 전략ㆍ판교창조경제밸리 활성화 방안ㆍ경쟁제한적 규제개선 방안)는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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