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임박 기정사실…시중금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 국정감사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 이어 더욱 강한 금리인상 신호를 보낸 것이다. 시중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치솟고 있어 금융당국이 이를 감독할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향후 경기와 물가가 기조적인 회복 흐름을 보이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조건으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중기적으로 수렴하는 상황,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연 2.8∼2.9%)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들었다. 한은은 지난 19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0%,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가 이야기한 조건은 이미 갖춰졌기 때문에 북한 리스크 같은 큰 이변이 없는한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시장은 이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금통위 다음날인 지난 20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2bp(1bp=0.01%p) 오른 2.088%로 마감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1.25%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로 이미 한두번의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시중 은행들의 대출 금리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5년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3일부터 최고 5.047%로 0.087%포인트 인상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는 것은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5년물 기준으로 2.44%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 금리가 치솟으면서 정부에서도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과 관련해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지속적으로 합리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민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과 지난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에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다만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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