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론이 움직인다…北 핵실험 후 북중 접경지역 긴장감

中 외교부 '핵실험 강력규탄'

북중 접경지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모습 (사진 = 봉황망 캡처)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로 인해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 일대가 지진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중국 내 대북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3일 중국의 CCTV를 포함한 현지 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오전 11시30분께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 핵실험에 따른 지진의 진동이 뚜렷하게 느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봉황망은 "핵실험에 따른 지진으로 인해 중국 동북 3성 인구 1억3000만 명이 큰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북중 접경지역인 백두산 일대와 길림성 등지에서는 비교적 명확한 진동이 느껴졌다고 한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위험을 피해 뛰쳐나와 탁 트인 장소로 피신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SNS에선 길림성 연변대학 학생 수십 명이 지진 이후 학교 건물을 나와 운동장에 모여 있는 영상이 공유됐다. 일부 건물과 회사에서는 화재경보가 울리며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달아 게시됐다.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북한의 핵실험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번엔 특히 진동이 커 아파트 외벽에 금이 가고 가구가 흔들려 너무 무서웠다. 이런 일을 그만 뒀으면 좋겠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북중 접경지역에서 감지되는 북한의 핵실험은 중국 동북지방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는 점에서 중국에게 큰 불안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도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북한의 핵실험 도발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개막 연설 4시간 전에 이뤄졌다. 자신의 집권 1기 외교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본 행사 전 북한의 핵실험 도발은 시진핑의 국제적인 위신에 보란 듯이 흠집을 내기에 충분했다. 북한이 중국의 중요한 국제 행사에 재를 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항정우 G20 정상회의가 진행될 때 동해상으로 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지난 5월 중국이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개막할 당시에도 미사일을 쐈다.중요 행사 때마다 이어진 북한의 도발 때문인지 이날 개막연설을 위해 단상에 선 시진핑 주석은 "반세기 넘게 평화롭던 세계에 검은 그림자가 어렴풋이 드리우고 있다"며 북한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개의치 않고 다시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결연히 반대하며 강하게 규탄한다"고 발표했다.주목할 점은 지난해 9월 북한 5차 핵실험 때 '단호히 반대한다'는 표현을 썼으나, 이번에는 '강력히 규탄한다'로 비판의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핵실험 도발은 중국이 북한에게 공급하는 원유를 중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제 결의안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최희영 기자 nv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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