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계약 전세비중 10.4%P↑전셋값 0.02% 올라, 상승률 둔화매매시장 위축 대비 안정세전문가들 "장기적으론 우려"매매수요, 전세로 몰려 값 상승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8ㆍ2 부동산 대책 이후 전셋값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ㆍ2 대책에 따른 '매매 거래절벽' 현상이 전세시장 불안을 야기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 다른 모습이다. 다만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고, 매매 수요가 전세로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면 전셋값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ㆍ2 대책이 발표된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1386건의 79.4%(1100건)가 전세였다. 지난달 같은 기간(69.0%)보다 전세비중이 10.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전셋값 상승 폭 둔화세도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전세가격지수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1.4로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주간 상승률이 올 6월 0.08~0.11%, 7월 0.05~0.0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률이 매달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임차시장에서 월세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비중이 늘고, 전셋값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주택 업계 관계자는 "매매거래 위축에 따른 영향이 아직 전세시장에는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또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 공급이 늘어난 것도 전세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크게 늘었다. 올 1~10월(예정물량 포함) 입주물량은 1만7305가구로 전년 동기(5462가구) 대비 216.8% 늘었다. 통상 신규 입주단지의 경우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마련하려는 집주인이 많아 전세물량이 기존 단지보다 많다. 입주량 증가가 전세시장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반면 매매시장은 8ㆍ2 대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거래량이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대책 발표 직전인 7월26일~8월1일 1145건이었지만 8월2~8일 124건으로 1주일 새 89.2% 줄었다. 9~15일엔 더 줄어 거래량이 77건으로 감소했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수심리 위축이 장기적으론 전세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은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겠지만 매매가격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실수요자도 매수를 꺼리게 되고 이는 전세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8ㆍ2 대책 발표 이후 '거래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매매시장 위축은 결국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향후 전셋값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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