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한 서울 시내 면세점 매장 모습. 손님이 들지 않아 한산하다.(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00일이 지났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유통업계는 울상이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미국과 강도높은 설전을 벌이면서 오히려 사드 배치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7월 중국인관광객(요우커) 수는 작년 동월대비 67.8% 감소했다. 올 상반기 감소폭(41.0%)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방한 제한 등 보복조치가 계속되면서 3월 이후 5개월째 요우커 수는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중이다. 업계 실적도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신라 면세사업부문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83억원으로 47% 급감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의 경우 제주공항 내에 위치한 공항면세점의 사업권을 반납했다. 월 6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해야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수 있지만, 최근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면서 월매출이 10억원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임대차계약 기간은 이달 31일까지이며, 양측은 임대료 협상을 진행중인 상황이다. 중국인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으로 신규 사업자의 영업환경 악화가 점쳐지자 정부는 연말 오픈 예정이던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탑시티면세점 등의 개장도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사드 보복 악재에 관세청의 사업자 선정 점수조작 사태까지 불거지며 올 하반기부터 예정돼있던 입찰 일정도 올스톱 상태다. 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경우 만료 6개월여 전인 지난 6월께 입찰 공고가 났어야 하지만, 앞서 조직적으로 점수를 조작한 관세청에 대해 심사 자격 논란이 거세지며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화갤러리아가 반납한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에 대한 사업자 선정 작업에도 착수하지 못했다. 면세업계는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아 타진하던 문 대통령의 방중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 역시 중국 정부의 부정적인 태도에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북한의 잇딴 도발로 한중관계 회복이 멀어지고 있다"면서 "일단 중동, 동남아시아, 일본 등으로 고객을 다변화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의 방중으로 양국 정상이 북학에 대한 제재 방안이나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 분위기에서는 회담 자체가 어려울 것 같다"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