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자 약 10억명
이공계 인재 풍부한 인도
구글·아마존 등 투자 이어져
'인공지능(AI) 우선' 전략을 앞세운 인도가 구글과 아마존 등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러브콜 세례를 받고 있다. MS는 아시아 지역 내 최대 투자액인 26조원을 들여 향후 4년간 인도 최대 데이터센터와 AI·클라우드 인프라망을 구축한다.
나델라 CEO 親인도 행보
인도를 방문 중인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회동한 이후 향후 4년(2026∼2029년)간 175억달러(약 25조7000억원)를 들여 인도의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초 발표한 30억달러 투자와는 별개로 추가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MS는 이번 투자를 통해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푸네 등 도시에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고 직원 2만2000명을 고용하는 등 AI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로써 MS는 인도 내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나델라 CEO가 이끄는 MS의 친(親)인도 행보도 눈에 띈다. 회사는 인도 노동부 시스템에 AI 기능을 통합해 구인·구직과 복지 제도를 개선하고, 인재 양성 등에도 투자한다. 아울러 '주권 클라우드'(Sovereign Cloud)를 출시해 데이터를 인도 역내에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나델라 CEO는 인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간 인물이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모디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MS의 투자는 인도의 'AI 우선' 미래에 필요한 인프라, 기술, 주권 역량 구축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빅테크 러브콜 쏟아져
인도는 최근 미국을 제외하고 주요 빅테크들의 러브콜을 받는 몇 안 되는 국가다. 세계 인구 1위 국가인 인도는 인터넷 사용자만 약 10억명으로 주요 시장이다. 특히 이공계 기술 인재가 풍부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콜리어스에 따르면 인도 주요 도시 내 총 데이터센터 용량은 지난 4월 기준 1.3GW 규모로 2030년께 3배 이상인 4.5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그룹도 인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1000억달러(약 14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구글은 지난 10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에 5년간 15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과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들 역시 인도를 콕 집어 데이터센터 투자처로 지목한 바 있다.
다만 'AI 우선' 전략을 내세운 모디 총리의 관심사는 자체 반도체 제조 역량 육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날 립부 탄 인텔 CEO와도 연쇄 회동을 갖고 반도체 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 CEO는 X에 "포괄적인 반도체 설계·제조 정책을 수립한 총리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인텔은 '인도 반도체 미션'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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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MS는 캐나다에도 향후 2년간 75억캐나다달러(약 8조원) 이상을 투자해 클라우드 용량 증설 등에 나선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2023∼2027년에 걸친 MS의 캐나다 누적 투자액은 190억캐나다달러(약 20조원)에 달하게 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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