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장벽을 낮추고 지적재산권 분야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본격 검토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위해 오랫동안 꺼내들지 않았던 통상법 301조를 적용해 중국의 무역 정책이 이 조항을 위반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주도하게 된다. 미국은 중국 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적발될 경우 301조에 근거해 관세 인상 등 보복 조치를 포함한 제재를 가하거나 미중 합작법인의 첨단 기술 이전을 제한할 수 있다. 미국은 301조 적용과 동시에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법 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은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통상 분야에서 광범위한 권한을 갖게 되는 것으로 각종 규제 정책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미국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 규모 불균형에만 초점이 맞춰져 지적재산권과 같은 영역에서의 불공정 관행이 시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해왔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관련 업종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자 이런 불만은 더욱 커졌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분야 해외 기업이 자국에 진출할 때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요구하고 기술 이전 등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을 해왔다. 그동안 미국은 대중국 무역적자가 3470억달러에 달하는 점을 내세우며 중국 측을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차례 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무역 흑자 상황을 비판하며 전방위 공세에 나섰지만 지난달 열린 양국의 포괄적 경제대화에서도 뚜렷한 결과를 얻진 못했다. 한편 1974년 만들어진 통상법 301조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뒤로는 적용된 사례가 거의 없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도 이 조항에 따라 중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등 이른바 '녹색 기술' 관련 분야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지만 WTO가 일방적인 무역 제재 조치를 금지하는 것을 감안해 독자 제재 창구로 활용하진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301조를 적용한 독자 제재를 적용하면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과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