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文 대통령 “북핵 동결하면 북에 보상…뭘 줄지는 미국과 협의”

기내간담회서 북핵 해결 ‘2단계 접근법’ 구체적으로 제시북한 핵 동결 위해 보상책 있어야 한다고 강조“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한미군사훈련 축소'도 북핵 보상 카드로 활용 가능성 배제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공군1호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영 기자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최일권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2단계 접근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2단계 접근법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 동결을 약속해야 한다는 게 1단계이다. 문 대통령은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라고 표현했다. 핵 동결을 약속하면 그 뒤에는 대화를 통해 핵을 폐기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2단계이다. 문 대통령은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동결과 핵 폐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한국과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핵 동결을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입구라고 생각한다면 핵 폐기에 이를 때까지 여러 가지 단계에서 서로가 행동 대 행동으로 교환돼 나가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면서 보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보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말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는 “북한이 핵 동결을 하고, 핵 동결에 대해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진다면 군사훈련의 축소를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이 같은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문 특보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청와대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 특보에게 ‘엄중경고’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북한의 핵 동결과 한·미 간의 군사훈련은 연계될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한·미의 공식적인 입장이고 그 입장에 아직 달라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아직 달라진 바가’없는 ‘지금까지’ 한미의 공식적인 입장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달라질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북한이 한미 군사 훈련 축소를 끊임없이 요구해 온 점을 감안하면 북한 핵 동결을 위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카드는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한미동맹의 근간이 두 나라의 군사동맹이고, 군사동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한미합동 군사훈련이라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없거나 북한이 이를 요구할 경우에는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요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북핵 동결의 보상책과 관련해 “한미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한미 두 나라가 합동군사 훈련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일 수도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비공식 브리핑에서 "한미동맹은 지역안보의 핵심축"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이 단순히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넘어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 관계자는 29일과 30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동맹관계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북핵 문제를 비롯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과 같은 현안에서도 양국 간 큰 이견이 없는 상태라면서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두 정상 모두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삼고 있고 대화를 위해선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면서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도 “이미 정기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점 논의될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7%를 방위비로 책정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동맹의 본보기”라고 덧붙였다.워싱턴=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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