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라면·과자 '글로벌 험로'…차이나·포스트차이나 수입 중단 '불똥'

'돼지 DNA' 검출 한국 라면 4종, 인니서 판매 중단…"포스트차이나 물거품" 중국, 3월 이어 4월에도 한국산 식품·화장품 수입 불허…불합격 61개로 1위 또 터진 AI 사태…닭고기·삼계탕 사실상 수출 중단

삼계탕(사진=롯데마트 제공)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산 식품에 대해 수입 불허 조치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도 한국 라면 수입 허가를 취소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닭고기와 삼계탕 수출도 중단되는 등 국내 식품업체들의 글로벌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식품의약청(BPOM)이 삼양식품 김치라면ㆍ우동, 농심 신라면 블랙, 오뚜기 열라면 등 3개사 4개 제품에서 돼지 DNA가 발견됐다며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 수입 허가도 취소했고, 유통된 제품 전량 회수조치까지 내렸다. BPOM은 돼지 DNA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왔음에도 돼지고기 함유 표기가 이뤄지지 않아 판매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돼지고기 섭취를 금기시하는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90%를 차지해 돼지고기 함유 내용을 표기해야 한다. 해당 제품 4종은 할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은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고 소고기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여서 돼지고기 함유 표기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돼지 DNA가 어떻게 검출됐는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DNA 검출 이유를 파악중이다.국내 업체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라면업체들의 인도네시아 수출길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유통에 부적합한 식품으로 적발돼 회수 조치가 내려지면 낙인이 찍히게 된다"며 "라면 뿐 아니라 한국 식품 전체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업계 관계자는 "세계 2위 라면 소비국인 인도네시아는 업체들이 '포스트차이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곳"이라며 "2019년부터는 모든 수입식품에 할랄 인증을 의무화할 예정이여서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공략이 쉽지 않을 것"고 설명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다른 보복도 여전하다. 최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 발표한 '4월 불합격 수입 화장품ㆍ식품 명단'에 따르면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466개 품목 중 61개(13.1%)가 한국산이었다. 특히 롯데제과 과자의 경우 라벨에 문제가 있어 불합격 처리됐다는 게 중국 정부의 이유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 업체들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 이후 한국산 식품 금지 등의 분위기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3월에도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466개 품목 중 83개가 한국산으로 1위(17.8%)였다. 또 다시 불거진 AI 사태로 닭고기와 삼계탕의 수출길도 막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닭고기 수출물량은 139t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98.8% 감소한 것이다. 닭고기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베트남과 홍콩에서 AI를 이유로 한국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으로 사실상 수출이 중단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중국의 삼계탕 수출도 AI 검역 조건에 따라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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