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정석⑤]'자랑해야지' SNS세대 덕에 '과시 소비' 전성기

고가 제품이나 유명 맛집 음식 게시해 '좋아요' 주고받기 SNS 영향력 상당…연관 검색어로 전세계에 게시물 공유 피해사례도 속출…광고와 달리 구성 속이거나 '짝퉁' 유통

SNS에 광고되고 있는 한 화장품 브랜드.(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대학생 이지민 씨는 유명 맛집의 음식 혹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때면 어김없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다. 이 씨는 "다이어리처럼 일상을 기록할 수 있는 이유도 있지만, 지인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며 "게시한 글에 좋아요 수가 수 십 건에서 수 백 건을 기록하면 왠지 대단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SNS가 발달하면서 과시적 소비가 뜨고 있다. SNS 소비는 연관 검색어의 역할을 하는 해시태그로 전세계에 게시물을 공유할 수 있어 영향력은 상당하다. 5일 BNK투자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보여주기 위한 소비'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신조어도 탄생했다. 인스타그래머블은 SNS '인스타그램'과 '할 수 있는(able)'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인스타그램 게시 및 공유에 최적화된 시각적 요소를 지닌 콘텐츠를 의미한다. 이승은 BNK 투자증권 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는 SNS와 떼어놓을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래머블 소비 수요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개인적인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한다. 인스타그램 셀피(셀카, 자가촬영)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의 색조화장품 수요는 여타 세대 대비 높은 편이며, 포스팅을 위한 외식, 여행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SNS에 광고되고 있는 한 화장품 브랜드.(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대학생 오지은 씨는 "구매 전 해시태그로 해당 제품에 대한 평가를 검색해보곤 한다"며 "과거에는 주로 블로그 후기를 참고했지만, 요즘에는 광고성 글이 넘쳐나 신뢰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씨는 "하지만 아직까지 SNS에는 광고성 글이 도배되지 않아, 블로그 보다 생생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NS 구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SNS를 통해 브랜드 가방을 구매한 직장인 김희선 씨는 "제품을 구매하기 까지 소요된 시간은 3초"라며 "게시된 광고를 클릭하니 판매 사이트에 연결, 구매 직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간편하고 편리한 쇼핑방식에 다음에도 SNS를 이용해 제품을 구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대한 부작용도 나타났다. 관리, 감독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보니 짝퉁 제품이 유통되거나, 광고와 다른 제품이 배송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접수된 'SNS 해외 유명 브랜드 가방 구매' 관련 상담은 2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피해 사례 중에는 클로에(CHLOE), 펜디(FENDI), 미우미우(MIUMIU) 등 해외 유명 브랜드 가방을 90%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해외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한 일부 소비자들은 사업자와 연락이 되지 않거나 가품을 배송받았다. 직장인 이지예 씨는 "최근 페이스북 등에서 광고된 '입소문 난 토너 10개'라는 한 화장품 업체의 제품을 구매했지만, 배송된 제품은 광고와 달리 구성이 달라 황당한 경험을 한 적 있다"며 "인기제품은 중간에 하나만 넣고 나머지는 비인기 제품들로 구성해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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