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향한 악플에서 드러난 '산부인과'에 대한 편견…'아파도 참는다, 오해받을까 봐'

산부인과는 임신, 출산 뿐 아니라 자궁경부암, 생리통, 질염 등의 다양한 여성 질환을 치료하는 곳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산부인과를 가면 으레 임신이나 인공유산(낙태) 때문일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편견이 비혼 여성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꺼리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지난달 31일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멤버 가인은 SNS를 통해 자신을 향한 악성댓글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댓글의 내용은 대부분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일정을 취소한 가인이 임신이나 인공유산으로 진료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에 가인은 폐렴, 불안장애, 불면증 등 자신이 진단받은 병명을 직접 공개하고 "왜 모든 여자 연예인들이 산부인과를 숨어 다녀야 합니까. 내과나 외과는 그냥 가면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가수 가인/사진=가인 인스타그램 캡처

가인의 사례는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일례로 20대 비혼 여성 A씨는 “고등학생 때 어머니와 산부인과에 갔을 때 사람들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접수할 때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왔다’고 큰 소리로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또 다른 20대 비혼 여성 B씨는 “방광염 때문에 산부인과를 갔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가 나에게 ‘아기 때문에 왔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산부인과에서는 비혼 여성들도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 청소년기에도 염증성질환, 월경이상 등과 관련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성경험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3년간 국가 암 검진 수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53%로 나타났다. 그중 20대는 26.9%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여성들이 제때 산부인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질염이나 자궁경부염은 방치할 시 골반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자궁 외 임신, 불임, 복막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자궁암과 난소암의 경우 뚜렷한 자각 증상도 없다.한 부인과 전문의는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산부인과 진료는 연령이나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에게 필요하다"며 "산부인과라는 명칭 역시 산과와 부인과의 합성어로 산과는 임신과 출산을, 부인과는 질염, 생리통, 골반염, 자궁경부암 등의 질환을 담당한다"고 말했다.아시아경제 티잼 이은혜 기자 leh9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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