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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황소상'과 마주한 '두려움 없는 소녀상' 옆에 '오줌 싸는 개' 동상이 30일(현지시간) 깜짝 등장했다.이날 NBC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퍼그' 개 동상을 갖다 놓은 이는 조각가 알렉스 가데가다. 그는 이날 오전 두려움 없는 소녀상 옆에 개 동상을 3시간 정도 배치했다.'스케치 도그(Sketchy Dog)'로 명명된 개 동상은 소녀상 발에 오줌을 누고 있는 형상이다. 동상은 점토와 청동으로 제작됐다.가데가는 "대다수 사람이 개 동상을 보고 재미있다거나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아이들은 개 동상을 쓰다듬었으나 화 내며 발로 차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가데가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 옆에 오줌 싸는 개 동상을 놓은 것과 관련해 "게릴라 아티스트 아르투로 디모디카에 대한 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모디카는 황소상 작가다.가데가는 "황소상 작가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디모디카는 자기 작품 앞에 두려움 없는 소녀상이 배치되자 매우 속상해하고 있다"고 전했다.황소상은 1987년 주가 폭락 이후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세워졌다. 경제가 회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당시 뉴욕 시당국은 이를 곧 철거했다 현 위치로 옮겨 다시 설치했다.그러던 중 지난 3월 황소상 앞에 두려움 없는 소녀상이 들어섰다. 투자자문업체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S)가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에 맞춰 남녀 임금 격차 해소 및 금융 기업의 여성 이사 확충을 바라는 마음에서 세운 것이다.가데가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이 개인 아티스트가 아닌 금융 대기업에 의해 세워진 것"이라며 "소녀상은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인덱스 펀드를 팔기 위해 세운 판촉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두려움 없는 소녀상에 가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그는 "아이들이 소녀상을 보고 즐거워하는 건 분명하다"며 "예술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오줌 싸는 개 동상을 3시간 정도 전시한 뒤 철거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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