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아시아경제]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첨단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4차 산업혁명은 기업들에게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은 연결과 융합으로 요약된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현실과 가상이 융합되고 기존에 구분됐던 시장이 결합되거나 새로운 유형의 시장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따라 초연결성, 수평적 사회가 도래하고 시장에서의 지위역전이 일어날 것이다. 기업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 환경에서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경영해야 할까? 과거 많이 제시돼 왔던 선택과 집중은 미래 환경에서 바람직한 전략이 되지 못할 것이다. 시장이 계속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젠 상황에 따라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요구된다. 이런 시대에서 CEO들에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첫째, CEO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새로운 사업을 탐색해야 한다. 기존 시장을 고수하고 확대하려는 마음가짐은 격변이 예상되는 미래 시장에서 도태됨을 의미한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임기 동안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데 있다. 새로운 사업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그 사업에 맞는 경영방식을 개발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둘째, CEO 협력경영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첨단기술이 가져다주는 융합 시장에서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참여와 협력'은 미래 시장의 핵심성공요인이다. 따라서 CEO는 다양한 구성원들은 물론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과 함께 사업을 개발하기 위한 개방형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상생을 도모하려는 자세가 협력의 필요요건이다.셋째, 모호함에 대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변화의 방향이 예측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 현상을 단순화시켜 기업역량을 선택ㆍ집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미래 변화의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안테나를 설치해 미래 진행방향을 감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영자의 인사이트와 본능적인 직감으로 미래 가능성을 감지해 확신이 섰을 때 그때 집중해야 한다.넷째, CEO는 사회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기업을 경영할 때 CEO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고객이 요구하는 가치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를 모두 고려해야 하고 이 세가지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첨단기술시대에 기업과 소비자의 지위가 역전되고 기업의 이윤보다는 고객의 가치 구현 및 사회적 가치 향상이 우선돼야 한다. 기업이 이러한 노력을 기울일 때 이윤 창출은 소비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 저절로 수반될 것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에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조정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명한 경영만이 불확실한 미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소비자가 우월적인 지위를 확보하는 환경에서 CEO는 기업정보를 고객 및 사회와 공유해야 한다. 이렇게 신뢰와 품격을 유지할 때 고객과의 공동창조도 가능하다. 고객과의 공동창조는 사업을 가장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내가 하는 행동을 공개할 때 가장 현명하고 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투명한 경영을 시작하면 불편함이 수반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의지는 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가져다 준다.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혁신과 창의성의 출발점이다.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이라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시대에 기업을 이끌어갈 CEO에겐 그런 도전정신과 기개가 필요하다. 유창조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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