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법원이 처음으로 청와대 경계 100m 지점까지 집회를 허용한 지난해 11월 26일 제5차 촛불집회에서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몰려든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경찰이 청와대와 국회 등 주요 시설 주변에서 집회와 시위를 보다 전향적으로 허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2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새 정부가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의 선결조건으로 인권보호 문제 개선을 주문하자 내부적인 대책 마련 차원에서 이 같은 방안도 논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에 따르면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 국무총리·국회의장·대법원장·헌재소장 공관, 주한 외국 대사관 등 외교기관과 외교공관의 경계지점 100m 이내에서는 집회 및 시위를 할 수 없다.다만 그 동안 경찰은 이 기준을 어기지 않더라도 교통이나 안전, 불법·폭력시위 변질 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전에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해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4월 경찰에 청와대 인근 집회라고 일괄 금지하지 말고, 구체적 판단 기준을 마련해 엄격히 적용하라고 권고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 주최측도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집회와 행진을 신고했지만 경찰을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추최측은 매번 경찰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청와대 앞 100m 지점에서 집회와 행진이 진행된 바 있다.경찰은 앞으로 중요시설 주변에서 집회가 신고되더라도 그 규모와 성격, 불법행위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거 인권위 권고 내용도 다시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집회 현장에서 인권침해 논란을 빚은 차벽과 살수차를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불법·폭력시위 가능성이 농후하거나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경찰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 여러 분야에 걸친 인권보호 개선책을 마련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별도로 보고할 예정이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