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文대통령, 대통합의 길 세 가지만 기억하라

김홍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아시아경제]19대 대통령이 드디어 결정됐다. 당선된 문재인대통령께 축하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 말씀 하신대로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대통령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지금까지 몇 번의 대선을 치루는 과정과 그 결과를 보면서 매번 이번 대통령만은 '이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첫째, 선거기간 동안의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한다. 이는 대통령 후보 때와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 때와는 제약 조건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제약 조건이 다르다면 정책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약 조건은 크게 보면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재정적 측면이다. 대선 때의 공약은 특성상 편익만을 강조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에 소요되는 비용이 정확히 추산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지지출 공약이다. 복지지출 공약은 경기 안정화와 같은 일회성 지출 사업이 아니고 항구적으로 재정이 수반되는 사업이다. 비록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작긴 하지만 대통령의 사회복지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재임 기간 동안 매년 대략 35조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필요 재원은 단순히 재임 기간 5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재임 이후에는 더 많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서 일회성 지출이 아닌 항구적으로 재정이 소요되는 사업은 5년 임기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또 다른 제약조건은 균형감이다. 대선 때의 공약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들이 주를 이룬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고 하는데 누가 반대할 것인가? 그런데 문제는 사회적 약자만을 고려해 만들어진 대부분의 정책은 균형감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정책이 균형감을 상실하게 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예가 반값 등록금이다. 반값 등록금은 표면적으로는 일부 서민 가계에 도움이 되는 서민정책이기는 하나 한국 대학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정책이기도 하다. 연구와 교육에 전념해야할 교수들이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뛰어야 하는 현실에서 경쟁력 있는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지겠는가? 모든 공약을 다 검증할 수는 없겠으나 노동이나 교육정책 등은 공론화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의견을 수렴했으면 한다. 그래야 정책의 실패를 막을 수 있다. 둘째, 전임 대통령의 대표 정책은 계승하길 바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녹색성장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창조경제는 많은 전문가들의 인고 끝에 나온 산물이다. 녹색성장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며 창조경제는 청년실업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책임이 분명하다. 녹색성장이 박근혜정부에서도 계승ㆍ발전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지금보다는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가 덜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런 맥락에서 창조경제는 다음 정부가 계승ㆍ발전시켰으면 한다. 창조경제에 대해 '구체적인 실상이 없다'든지, '왜 우리 젊은이들을 위험한 사업 판으로 내몰려고 하느냐'라든지 하는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저성장경제 늪에 빠져 있고 장치산업이 핵심 산업인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보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나은 방법이 있을까 싶다. 만약 실체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번 정부가 구체화 시켰으면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거 정부의 대표정책을 저버리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다.셋째, 성장률 수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한다. 성장률이 2.6%이던 2.5%이던 국민의 삶에는 큰 차이가 없다. 성장률 수치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예상 성장률보다 성장률이 낮을 때마다 정부는 경기 안정화를 위해 재정의 역할을 확대시키려 할 수밖에 없다. 정부 돈이 마중물로 작용해 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면 좋겠으나 재정이 경기 부양에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경제학자들이 많다. 자칫하다가는 나라의 곳간만 비게 된다. 국민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한나라의 생산성이다. 단기적인 수치보다는 장기적으로 국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에 보다 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김홍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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