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연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충청도에 거주하는 55세 여성 A씨. 애니팡 등 최신 유행한다는 모바일 게임은 전부 섭렵해 왔다. 네이버 밴드(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산악회 회원들끼리 일상을 공유한다. 카카오스토리엔 딸 사진을 올려 놓고 “졸업사진 찍었어요”하며 은근히 자식 자랑에 열을 올린다. 최근에는 노안이 와서 돋보기 앱(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유용하게 쓰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53세 여성 B씨. 3년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혼자 이것저것 만져보며 웬만한 건 다 터득했다. 이젠 화장실도 스마트폰 없이는 못 갈 정도다. 등산을 갈 때면 이어폰을 귀에 꽂고 라디오 앱을 틀어놓는다. 여행 갈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막내딸이 ‘3보 1찍’(세 번 걸을 때마다 사진 한 번 찍는다는 뜻)이라는 별명도 지어줄 정도다.# 강원도에 거주하는 53세 남성 C씨. 아직 터치 사용이 가끔 어렵긴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뉴스를 탐독하는 데엔 문제없다. 스크린 사진 이용 방법은 올해 처음 알게 됐다. 지인들에게 “넌 삼* 페이 되니” 물으며 약올릴 때면 새로 산 스마트폰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실버 세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급증하며 1020 세대 못지않게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폰잘알(폰을 잘 아는 사람)’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12-2016 스마트폰 사용과 스마트워치에 대한 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 50대가 93%, 60대 이상은 6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60대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10%대 초반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실버 세대는 보통 직관적인 아이콘이나 터치 사용에 익숙지 않아 스마트폰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그간 언론이나 정부에서는 주로 정보 격차나 정보 소외 문제를 지적하며 실버 세대를 교육의 대상으로 인식해 온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최근엔 실버 세대의 스마트폰의 이용 범위가 꽤 넓어졌다. 사진을 찍어 지인들과 공유하고,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뉴스 등 콘텐츠 소비는 물론 동창회나 동호회 모임 등 일정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용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이런 현상은 독립된 경제력을 갖고 사회활동에 대한 열망이 큰 ‘뉴 실버 세대’가 주축이 되어 나타난다. ‘뉴 실버 세대’란 전통적인 노인상을 거부하고 스스로 젊다고 여기며 미래지향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50대 이상의 세대를 의미한다. 이들은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정보력을 키우고 원만한 인간관계와 소통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다.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러한 뉴 실버 세대들의 스마트폰 문화를 본 사람들의 제보가 속속 올라오기도 한다. 젊은 세대가 깜짝 놀랄 만큼 유쾌 발랄한 그들의 스마트폰 사용 사례들을 모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