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애플이 아이폰에 들어가는 자체적인 칩 생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협력사들이 계약 해지 리스트 줄줄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포시픽 크레스트의 존 빅 애널리스트는 미 경제 채널 CNBC를 통해 "애플의 다음 계약 해지 순서는 시냅틱스(Synaptics)가 될지도 모른다"라며 "시냅틱스는 아이폰의 디스플레이에 전원을 공급하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디스플레이는 지속적으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산업"이라고 1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애플이 올 하반기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8(가칭)에 O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면 애플은 자체적인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갤럭시S8 시리즈도 OLED를 장착했다. 시냅틱스는 지난 2015년까지 애플의 아이폰에 LCD 용 디스플레이 드라이브 칩을 독점 공급해왔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공급처를 다원화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시냅틱스는 이같은 CNBC보도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특히 애플은 자체 칩 개발 및 생산 비중을 높이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바 있다. 애플은 지난해 100억 달러를 R&D에 투입했다. 2015년 80억7000만달러, 2014년 60억4000만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루카 마에스트리(Luca Maestri)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초 투자액의 대부분이 칩 개발에 쓰였다며 "자체적인 칩 개발은 혁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에 도움을 준다. 더 나은 시간제어와 비용절감, 높은 품질을 얻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빈 애널리스트는 "만약 애플이 제품 차별화를 위한 성능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자체 생산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최근 협력사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10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한 영국의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로지스(그래픽 칩 기술 회사)의 기술 사용 계약을 15개월에서 2년 내 해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었다. 지난 11일에는 미 경제 통신 블룸버그가 "애플이 엔지니어 80명을 데리고 전력 관리용 반도체(PMIC) 칩을 자체 개발 중이며 2019년 출시되는 아이폰에 내장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반도체 회사 다이얼로그의 주가가 25% 주저앉았다. 애플은 오랜 파트너사이자, 반도체 제작사인 퀄컴을 상대로 지난 1월 애플과 상관없는 기술에 로열티를 부과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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