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연맹 설문조사 결과 발표절반 이상은 저렴한 가격에 필요 수량보다 과다 구매 코스트코 '커클랜드' 제품, 해외가 대비 비싸
주말 이마트 트레이더스 계산대 앞에 늘어선 줄. 매장까지 장사진을 이뤄 쇼핑객들을 방해할 정도다.(사진=오종탁 기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형마트 사양세'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매장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대량 구매, 대폭 할인 등 옛 대형마트 분위기를 느끼고 싶거나 수입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일부러 찾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인 한국소비자연맹(이하 소비자연맹)은 창고형 할인매장 이용이 오히려 생활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연맹은 4일 창고형 할인매장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일~1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이 조사의 대상은 최근 1년 간 국내 창고형 할인매장을 이용한 남녀 328명이다. 이용 경험이 있는 창고형 할인매장을 복수 응답으로 질문하니 코스트코(77.1%), 이마트 트레이더스(72.0%), 롯데 빅마켓(32.6%)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소비자들은 창고형 할인매장의 장점에 대해(복수 응답 2개 선택)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62.5%), 많은 수의 상품 구비(47.9%), 다양한 수입 제품 판매(37.8%), 일반 마트에서 구입하기 힘든 제품 판매(27.7%), 계절·시기별 필요한 상품 구비(13.1%), 확실한 할인 행사(7.6%) 등을 꼽았다.
1회 평균 구매 총액의 경우 창고형 할인매장 이용 시 여타 대형마트에서보다 더 많아진다는 응답자(52.4%)가 절반을 넘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의 차이가 없음(34.5%), 대형마트 이용 시 총액이 더 큼(13.1%) 등 대답이 뒤를 이었다.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주로 구입하는 제품(복수 응답)은 냉동식품류(105.8%), 육류(74.7%), 햄·치즈 등 가공식품(50.0%), 피자·케이크 등 즉석식품(40.5%), 음료·생수(35.4%), 세제·치약 등 생활화학용품(32.0%), 채소·과일·곡류(26.5%), 전자제품(12.2%), 그릇·주방용품(12.2%), 건강식품·영양제(10.4%), 의류·가방·잡화(10.4%), 가구·침구·인테리어(8.8%), 공구·생활·자동차·스포츠(4.6%), 유아동·완구·애완용품(3.4%) 등 순으로 많았다.조사 대상자 75.6%는 창고형 할인 매장에서 구입하는 상품 중 수입품 비중이 40%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수입품 구입 비중이 높았다. 20대에선 구매품의 40~50%가 수입품이라는 응답이 49.1%로 가장 많았다. 30·40·50·60대 중에는 구매품의 20~30%가 수입품이라는 응답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구매품의 40% 이상이 수입품이라는 응답은 30대(48%), 40대(40.7%), 50대(27.5%), 60대(17.9%)로 조사됐다. 70대 이상에선 구매품의 10%가량이 수입품이라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와 관련, 소비자연맹은 "창고형 할인매장은 판매 제품의 단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대용량 묶음으로 인해 1회 구매 지출액의 비용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가격 비교(가격/국민소득 : 각국 화폐 기준)<br />
창고형 할인매장은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가격이 전반적으로 저렴하다고 인식된다. 그러나 소비자연맹이 업계 1위 코스트코 매장을 조사한 결과 25개 조사 대상 제품의 국내 가격은 해외보다 평균 20% 이상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해 보면 해외 평균 대비 1.9배 수준이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특히 코스트코 자체브랜드(PB)인 '커클랜드' 제품 가격이 일반 제품에 비해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크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국내의 높은 물가 수준이 코스트코 제품 가격 결정에 작용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며 "해외 대형 유통의 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국내 물가 수준의 추이와 제품별 가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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