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주부 박선자(가명)씨는 시중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둬야 하는 지에 대해 박씨는 남편과 상의했지만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국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에서 계속 동결하고 있는데도 시중 은행들이 너무 빠르게 대출 금리를 올려 국민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3.19%로 1월보다 0.03% 포인트(p)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7월 2.66%에서 8월 2.70%로 오른 이후 7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2015년 2월 3.24%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기도 하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산정기준인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모두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의 영향을 받는데 코픽스는 은행이 자금을 모으는데 드는 금리를 계산한 것이다. 국내 코픽스 금리는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1.48%로 지난해 7월 1.32% 대비 0.16%포인트(p) 올랐다. 가산금리는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자금조달 비용과 목표이익률, 고개의 신용등급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국내 4대 주요은행의 가산금리는 2015년 초 1% 내외에서 현재 2% 가까이 올랐다. 가산금리가 오르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들이 위험 관리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은행들이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가산금리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연 1.25%로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데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려 대출자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천천히 올리고 있는 것도 은행들이 비판을 받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대출금리(평균 연 3.51%)와 예금금리(평균 연 1.51%) 차이는 2.0%포인트였다. 예대금리차가 2.0%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은 2013년 1월 이후로 처음이다.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주담대 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대출금리 합리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들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주담대 가산금리에 대해서 내부 심사위원회를 거쳐 결정하도록 최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은 각행의 홈페이지를 통해 대출금리 산정 과정도 상세히 공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 합리화 방안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안을 통해 은행 가산금리 선정 과정이 투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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