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빅스비의 함정 'X'

삼성전자가 이달 공개하는 갤럭시S8에 장착되는 인공지능 '빅스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삼성전자가 새로운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로 내놓은 '빅스비(Bixby)'에 포함된 철자 'x'가 발음하기 어려워, 사용자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언어학자들의 분석을 통해 빅스비가 음성 인식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철자 'x'의 발음이 어려워 한국 소비자들을 포함한 갤럭시S8의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아이드사르디 미국 메릴랜드 대학 언어학 수석교수는 WP와의 이메일을 통해 "'x'의 발음인 [k]와 [s]의 조합은 많은 종류의 언어에서 쓰이지 않는 것"이라며 "'x' 다음에 바로 'b'가 오는 자음의 조합도 일상적이지 못한 발음 조합"이라고 설명했다.WP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도 'x'와 'b'를 함께 발음하기 위해 한차례 쉬거나 모음을 넣는 방식으로 발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한국 기업이지만 정작 한국사람들도 빅스비를 발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이다. 특히 WP는 아마존의 AI인 알렉사(Alexa)의 경우에도 'x'자를 넣었지만 뒤에 자음이 오는 것을 피했으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지칭하는 갤럭시(Galaxy)도 뒤에 자음을 붙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발음의 문제는 빅스비가 음성인식 AI라는 점에서 AI 시동에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8(사진=9TO5Google)

WP는 애플이 아이폰에 AI인 Siri를 탑재했을 때도 일본어로는 발음이 [しり, shiri]로 불리면서 논란이 있었다고 제시했다. 이는 일본어로 엉덩이를 뜻한다. 또 쉐보레(Chevy)가 출시한 자동차 '노바(Nova)'의 경우, 쉐비 노바(Chevy Nova) 스페인으로 '가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스페인어 사용 국가에서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의 마케팅 교수인 바바라 칸은 "기업 입장에서는 저작권 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일반어를 찾아 상품의 이름으로 정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차라리 새로운 단어를 창조해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작명회사인 캐치워드의 미국 이름 담당 로럴 서턴은 "빅스비의 경우도 연관어가 없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브랜드 이미지를 끌고 가는데 있어 좋은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빅스비가 음성인식 서비스로서 이름이 시동어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일상생활에서 발음하지 않는 발음의 조합을 통해 아무 때나 AI에 시동이 되는 상황을 방지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S8, 갤럭시S8+(사진=슬랙시릭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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