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이패드'· 인상폭 낮춘 '빨간아이폰'고가 전략 버리고 중저가 시장 겨냥 신호탄 분석[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그동안 일부 애플 이용자들은 "비슷한 성능의 제품이지만 '애플'이라는 이유로 조금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고 불평하면서, 그 비용 차이를 '애플세(Apple Tax)'라고 불렀다. 그런 애플세의 폐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워치 황금에디션. 200만원이 넘는 고가였지만 중국에서는 예약판매 시작 1시간만에 매진됐다.
22일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애플이 고가 이미지 전략을 포기한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애플이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많은 애플브랜드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저가형 아이패드와 가격인상폭을 낮춘 새로운 버전의 아이폰은, 애플이 본격적인 가격경쟁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IT업계에 새로운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애플은 22일 아이폰7 레드 버전을 공개했지만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았고, 함께 내놓은 아이패드는 심지어 역대 최저가였다. '프리미엄 이미지'라는 명성에 힘입어 고가전략을 고수하던 애플의 콧대가 낮아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은 그동안 효과가 컸다. 2만달러(2200만원)짜리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수 있던 것은 '애플'이라는 브랜드의 힘이 컸다. 심지어 이 제품은 중국시장에서 사전 예약판매 1시간도 안돼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22일 애플의 발표는 그런 전략과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BI는 "애플이 대규모 현금보유량을 이용해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삼성과 레노보,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자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애플이 이날 공개한 아이패드 9.7의 가격은 경쟁업체 제품과 유사한 가격인 330달러(37만원)였다. 중저가 태블릿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애플은 이미 하이엔드 태블릿 시장을 장악했으며, 많은 안드로이드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애플은 이미 '아이폰SE' 업그레이드해서 내놓은 바 있다. 기본 저장용량을 16GB에서 32GB로 늘렸다. 완전한 리뉴얼은 아니지만, 애플이 가장 저렴한 아이폰을 내놨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애플 전문가 닐 사이밧(Neil Cybart)은 "애플은 가격장벽을 낮추는 추세로 가고 있다. 더 낮은 가격으로 더 쉽게 애플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예로 159달러(18만원)짜리 무선이어폰 에어팟(AirPods)을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다른 업체의 무선 이어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애플 워치는 가격이 269달러(30만원)로 삼성이나 포실의 안드로이드 스마트워치보다 저렴하다"고 덧붙였다.에어팟이나 애플워치 같은 제품은, 아이폰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이용자들을 애플 생태계로 이끌 수 있는 '미끼상품'으로 본 것이다.또 다른 측면에서는 성장여력이 줄어든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서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세계최대 시장이랄 수 있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에서는 여전히 저가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은 이 시장에서의 성공에 달렸다는 지적이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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