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up스토리] 과외받는 삼성맨들…승진자 줄어든탓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부장급 이하를 대상으로 진행된 삼성전자 3월 정기 인사 후 삼성맨들의 '사내 과외'가 한창입니다. 오픽 등 영어 말하기 어학시험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런 그룹 스터디는 점심 시간 후 사업장 내 카페나 세미나실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직원들 중에는 '오픽 실력자' '회화 고수'가 여럿 있습니다. 학원을 등록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내과외를 하는 이유는 회사 내에서 짬을 내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는데다 학원ㆍ개인 교습에 드는 비용보다 영어를 잘 하는 동료에게 내는 수업료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삼성맨들이 영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까다로워진 승진 심사 때문입니다. 삼성 승진 심사에는 업무 평가인 '고과'와 어학성적이 반영됩니다. 예전에는 승진시 고과 위주로 평가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승진 인원수가 줄어들면서 어학 성적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2016년도 삼성 임원 승진자수는 294명으로 7년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실무 직원 역시 승진자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번 진급에서 과장 승진에 실패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어학성적이 거의 필요 없다시피해서 신경 안쓰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엔 어학성적이 매우 중요해진 것 같다. 이번 진급에서 실패한 게 영어 성적이라는 생각때문에 사내 수업, 과외를 알아보고 있다."일각에선 올해 3월부터 적용될 직급제 폐지가 반갑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삼성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컬쳐혁신안'에 따르면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직원들은 서로를 사원ㆍ대리ㆍ과장ㆍ차장ㆍ부장으로 부르는 대신 '프로' 또는 '님'으로 부르게 됩니다. 이 때문에 진급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희망과 달리 삼성맨들의 '열공'은 내년 3월 정기인사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했지만 각 단계별 승급에는 여전히 고과ㆍ어학성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부에선 직급제 단순화에 따라 승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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