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부왕세자, 미국과 아시아 동시 순방하며 대규모 경협…상대국 긴장관계 적극 활용 전략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및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외교를 통해 '탈(脫)석유 경제'를 이뤄내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국왕과 부왕세자가 미국과 아시아를 동시 순방한 사실을 언급하며 글로벌 투자자와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석유부국이 새로운 형태의 경제 외교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의 미국 방문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만난 빈 살만 부왕세자는 사우디가 내놓은 경제ㆍ사회 개혁안 '비전2030'을 설계한 인물이다. 양국은 향후 4년간 에너지와 인프라분야, 기술분야 등에서 2000억달러(약 226조 1800억원)에 달하는 경제 협력에 합의했다. 사우디는 트럼프 정부와의 외교 관계 진전도 이뤄낼 계획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시 이란에 대한 시각차와 9ㆍ11테러 관련 소송법 개정 움직임 등으로 불편했던 관계를 해소하려는 수순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동안 아시아를 찾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일본과 중국 정상들을 만났다. 살만 국왕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650억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에 합의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일본·사우디 비전2030'에 합의하고 31건의 민관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WSJ는 사우디의 이같은 행보를 아시아 국가와 경제ㆍ정치적 동맹을 맺는 동시에 예측불가능한 미국 행정부에 대한 위험을 상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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