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KTX·SRT 개통으로 항공·버스 업계 ‘직격탄’

호남선 KTX와 SRT 개통으로 항공·버스 업계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아시아경제 박선강 기자]호남선 KTX와 SRT 개통으로 항공·버스 업계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광주~서울구간이 이른바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 들면서 지방 거주자들이 서울로 몰리는 현상이 계속돼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공항공사 광주지사 등 지역 업계에 따르면 2015년 4월 호남선KTX가 개통되면서 1년간 광주노선 항공 이용객은 32만8000명에서 23만5000명으로 28.3% 감소했다.대한항공의 경우 호남선KTX가 개통으로 4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 국토교통부에 해당 노선의 휴지를 신청했으며 LCC(Low Cost Carrier 저가항공)와의 경쟁 격화 및 KTX·SRT개통으로 결국 지난해 9월 광주~김포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015년 광주~김포 노선의 운항횟수를 기존 5회에서 3회로 줄였다.그러나 KTX호남선 개통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탑승률(47.7%)를 보이며 당해 4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의 광주~김포 노선이 단항 됐음에도 SRT 개통으로 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현행대로 일일 3회 운항시 올해에만 51억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인 버스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KTX 개통 전 1년간(2014년 4월~2015년 4월) 광주발 서울행 고속버스 이용객 수는 140만 여명이었지만 개통 후 1년간(2015년 4월~2016년 4월) 이용객 수는 27만5000여명으로 19.7%이나 감소했다. 버스 업계는 생존을 위해 지난해 11월 25일부터 ‘도로 위 1등석’으로 알려진 프리미엄 버스를 일일 서울~광주 20회, 서울~부산 12회 투입했다. 서울~광주 이용요금을 3만3900원으로 책정해 KTX 대비 1만3000원~1만5000원정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췄지만 SRT 개통 이후 적자폭은 더더욱 커져가고 있다. 가격을 낮췄음에도 소요시간에 대한 한계 때문이다. 실제로 고속버스로 서울~부산은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되지만 KTX는 늦어도 2시간 40분이면 도착한다.SRT가 개통한 지난해 12월 9일부터 지난달 2월 10일까지 버스의 경우 서울 강남~광주 노선은 7.6%, 동서울~광주 노선은 11.2%, 성남~광주 노선은 22.7% 이용객이 감소했다.서울 강남, 경기 성남 등 거주자는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할 때 용산역까지 가는 시간을 고려해 고속버스를 이용했지만 이제는 강남에서도 SRT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이를 보고 업계에서는 올해에만 성남~광주 노선은 40%, 동서울~광주 노선은 최대 20% 정도 이용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KTX·SRT 정착역인 광주송정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현재 1만7195명으로 KTX 개통전인 5000여명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했다. 향후 지상9층, 지하5층 규모로 송정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고, 일대에 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서면 항공·버스 등 기차 외 운송업체의 경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업계 한 관계자는 “KTX개통이 가져온 수도권의 강력한 흡인력 때문에 지방 도시들에게 기회가 되기보다 교통, 쇼핑, 의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도권 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지방 상권의 몰락, 특정 산업의 쇠락 등 경제 전반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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