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朴측 "받아들이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strong>
이규철 특검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으로 내일(28일) 수사를 접어야 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 무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특검은 아울러 조사 내용을 영상과 음성으로 기록하는 조건을 박 대통령 측이 거부했다면서 이 같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끝내 대면조사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불승인하면 압수수색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에 대한 입법 보완을 촉구하기도 했다.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27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최종 무산됐음을 확인하고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대면조사가 한 차례 무산된 뒤 재개한 물밑 조율에서 특검은 첫 협의 때와 달리 대면조사 과정을 녹음ㆍ녹화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고, 이 대목에서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조율에 실패했다는 게 이 특검보의 설명이다.이에 대해 이 특검보는 "조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 조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녹음과 녹화를 원했다"면서 "박 대통령 측이 녹음과 녹화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특검은 당초 '청와대 경내에서, 비공개로 대면조사하고, 추가 협의로 수위를 정한 뒤 결과를 언론에 밝힌다'는 조건으로 지난 9일 대면조사를 하는 데 합의했다. 이 같은 내용이 일부 언론 보도로 미리 알려지자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약속을 깨고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대면조사를 보이콧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 측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면서도 대면조사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비공개 방식'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물밑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형사소송법 221조 제1항은 참고인 조사 시 영상녹화의 경우,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한다고 규정한다"면서 "참고인 조사임에도 특검이 녹음과 녹화를 고집하는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옴에 따라 협의가 무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신분과 관련해 이 특검보는 "최초 협의를 할 당시, 비록 특검은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판단했지만 박 대통령 측에서 참고인 진술조서 형식을 요구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분 규정과 관련해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한 발짝 양보해도 조사 진행이나 조서 작성 방식에 따라 조사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특검보는 아울러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된 데 대해 "법원에서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이와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원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입법 등을 강력히 추진해달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현행 형사소송법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정한다. 특검은 청와대의 불승인으로 압수수색에 실패한 뒤 법원에 '불승인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을 했으나 각하됐다.이와 관련, 특검은 그간의 조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570회 가량 차명폰으로 통화를 했고 최씨가 독일로 도피해있던 같은해 9월3일부터 10월30 사이에만 127차례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다.청와대를 압수수색 했다면 이와 관련된 정황 등을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란 게 특검의 입장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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