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오바마폰' 블랙베리,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0% 수모

쿼티 자판으로 마니아층 형성한 블랙베리터치스크린 스마트폰 변화 못 읽어중국에 로고, 브랜드 판권까지 넘긴 상황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블랙베리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0%를 기록했다.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휴대폰 시장에서 승승장구 했던 모습은 과거가 됐다.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2016년도 4분기 운영체제(OS)별 스마트폰 점유율' 통계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2016년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억3200만대를 기록했다. 이 중 블랙베리 출하량은 20만7900여대로 0.05%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0%로 표기됐다.지난 1999년 처음 공개된 블랙베리는 물리 키보드를 휴대전화에 탑재하면서 현대적인 스마트폰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유의 쿼티(QWERTY) 자판을 배치한 디자인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는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미국의 젊은 대통령이 블랙베리를 애용하자 세계 각국에서 블랙베리 열풍이 불기도 했다.하지만 이같은 인기는 2009년 이후 급속히 식어갔다. 이 시기는 애플이 아이폰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시기와 겹친다. 애플은 2007년 터치스크린과 앱스토어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아이폰을 공개했다. 아이폰의 직관적이며 편리한 사용법과 세련된 디자인에 매료된 소비자들은 블랙베리 대신 아이폰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2016년도 4분기 스마트폰 OS 현황(사진=가트너)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는 와중에도 블랙베리는 불편한 물리키보드를 고집했고 판매량은 더욱 줄어들었다. 오래 지나지 않아 블랙베리는 디자인만 예쁘고 쓰기에는 불편한 '예쁜 쓰레기'로 불리게 됐다. 스마트폰 사업이 계속 부진하면서 존 첸 블랙베리 CEO는 당시 하드웨어 개발을 모두 접고 앞으로 파트너사에게 하드웨어 제조를 아웃소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블랙베리는 중국 가전업체 TCL에 블랙베리의 이름, 로고 등에 대한 권리를 넘겼다. 앞으로 블랙베리는 TCL에서 생산, 판매된다.한편 지난해 4월 스마트폰 OS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와 iOS의 독주가 더욱 강화됐다.안드로이드는 3억5270만대로 전체 점유율 81.7% 차지했다. 전년 동기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iOS는 77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2%p 증가한 17.9%를 기록했다.반면 윈도우폰은 10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75% 급감했다. 점유율도 1.1%에서 0.3%로 폭락했다. 기타 OS 비중도 0.2%에서 0.1%로 줄어들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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