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통일부가 탈북민을 대상으로 신변안전에 유의해달라고 촉구했다. 15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경찰에서 사실관계에 대해 조사 중이고 아직 정확한 사인, 기타 여러 가지 정황에 대해서 발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또 정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정부는 지금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이 확실시된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말레이시아 정부는 (살해된 인물을)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지금 조사 중인 사항이라서 자세한 것은 나중에 관련국 정부가 발표한 다음에 있어야 할 일이다. 정부는 긴밀하게 말레이시아 정부와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은 1997년 당 총비서에, 1998년 국방위원장에 취임해 권력승계에 4년이 걸렸지만,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2주…뒤 최고사령관에 추대되고 이듬해 4월에 당 제1비서와 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돼 불과 4개월 만에 절차상의 권력승계를 마무리했다. 김정은은 이후 북한 권력층의 실세를 숙청하는 공포통치로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첫 희생자는 당시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다. 리 총참모장은 2012년 7월 전격 해임된 이후 처형됐다. 리 총참모장을 포함해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3년 12월에는 자신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내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중론이다. 2015년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되면서 김정은의 잔혹성이 국제사회에 다시 한 번 각인됐다. 같은 해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가 김정은이 추진한 산림녹화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다 처형됐다. 작년 7월에는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6ㆍ29 최고인민회의 때 불량한 자세로 앉아있던 것이 발단돼 보위부 조사를 거쳐 처형됐다. 올해 1월 중순에도 김원홍 북한 국가안전보위상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된 이후에 해임됐다. 김 보위상은 김정은 공포통치를 뒷받침하는 북한 정보당국의 수장이었지만, '토사구팽' 신세가 됐다. 이번에 백두혈통인 김정남이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살해됐다면 잠재적 위협마저제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소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이 지배체제를 확고히 하는 데김정남을 걸림돌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계속 계기를 노리다가 기회를 포착해서 그런 조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남은 계속 김정은을 비판해왔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언젠가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김정은의 공포통치는 권력기반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나 장기화하면 북한 체제의 불안요소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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