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당분·화학성분 등 많아
▲초콜릿은 치아 건강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사진제공=뉴페이스치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월은 초콜릿과 관련이 많은 달입니다. 밸런타인데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술인지, 사랑을 고백하는 독특한 기념일인지 정확히 알진 못해도 이날은 연인들끼리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로 자리 잡았습니다. 길거리 가게마다 초콜릿으로 넘쳐나는 날입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인데 치아 건강에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치아에 잘 달라붙어 충치를 일으킵니다. 입 냄새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초콜릿을 먹은 뒤에는 치아 건강을 위해 치솟질 등 관리가 중요합니다.◆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유혹=젊은이들에게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인식된 지 오래됐습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에서 최근엔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그 의미가 더 넓어졌습니다.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마음껏 먹고 서로 주고받는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초콜릿에는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항우울성 성분이 함유돼 있습니다.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합니다. 이 같은 이유로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으로 사랑을 고백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속설이 전해집니다. ◆충치·변색·입 냄새 유발=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이가 썩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는 초콜릿에 함유된 당분 때문입니다. 당분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부분 존재합니다.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초콜릿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은 당분을 분해하기 위해 산을 만듭니다. 이때 산성분이 오랜 시간 동안 치아에 노출되면서 충치를 발생시킵니다. 여기에 초콜릿에는 끈적거리는 성분이 있어 찌꺼기가 치아에 잘 달라붙습니다. 세균을 번식시켜 충치를 유발할 확률이 더욱 높아집니다. 초콜릿에는 각종 화학성분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화학성분들이 치아 표면의 미세한 구멍으로 흡수되면서 치아의 에나멜 층을 물들여 치아를 누렇게 변색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입 냄새를 불러오는 것도 초콜릿의 안 좋은 영향 중 하나입니다.
▲초콜릿을 먹은 뒤에는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사진제공=유디치과]
◆초콜릿에 담긴 당=초콜릿에는 얼마나 많은 당분이 들어 있는 것일까요. 서울시 보건환경원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당 함량을 분석한 결과 캔디류(25개)의 100g당 당 함량이 70.3g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뒤로 코코아 가공품(65.3g), 초콜릿 가공품(47.5g), 빵류(25.7g), 쿠키류(22.3g), 빙과류(12.5g), 스낵류(9.7g)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모든 가공식품 라벨의 ‘영양성분 표’에 표시된 당·지방·단백질 등 각 영양소의 값은 '100g당'이 아닌 '1회 제공기준 량'(one serving size, 통상 한 번에 먹는 양)을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당 섭취 권고기준은 1일 50g 이하입니다. 하루에 초콜릿바(초콜릿가공품의 일종) 1개(1회 제공기준량)와 빙과류 1개(1회 제공기준량)를 먹으면 WHO의 1일 섭취 권고기준의 절반 이상(26.8g, 53%)을 섭취하는 것과 맞먹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물에 대한 치아착색지수도 관심을 끕니다.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홍차가 가장 높은 치아착색지수(12.73)를 보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초콜릿이 11.03으로 치아착색지수가 높았습니다. 초콜릿이 치아 변색의 주요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초콜릿은 충치유발지수(1~50까지 표시)도 높은 편에 속했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배추김치의 경우 충치유발지수가 3에 불과했는데 초콜릿은 15를 나타냈습니다.
▲초콜릿은 치아착색지수도 높다.[자료제공=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초콜릿이 충치 예방한다?=초콜릿이 오히려 충치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눈길을 끕니다. 일본 오사카대 오오시마 타카시 박사팀은 초콜릿의 주재료가 되는 카카오 콩을 연구한 결과 카카오 콩의 껍질에서 구강 내 박테리아의 성장을 방해하는 성분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충치의 원인이라고 지목된 초콜릿에 충치를 예방하는 성분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오오시마 박사팀은 쥐에게 각각 설탕이 듬뿍 든 식단을 제공한 후 한 그룹의 쥐에게는 그냥 물을 주고 다른 쥐들에게는 카카오 콩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이 든 물을 줬습니다. 3개월 뒤 연구팀은 카카오 콩의 껍질 성분을 먹은 쥐에서 6개의 충치를 발견했고 그렇지 않은 쥐에서는 14개의 충치를 확인했습니다. 카카오 콩 껍질이 충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카카오 콩에 들어 있는 코코아폴리페놀을 실제로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에서 충치 예방 효능이 밝혀진 카카오 콩 껍질은 대부분 버려진다는 데 있습니다. 이 성분이 제조과정에서 대부분 없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밀크초콜릿에는 카카오 성분이 15% 내외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는 우유와 설탕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선(先) 초콜릿, 후(後) 양치질=초콜릿을 먹은 후에는 가능한 30분 안에 꼼꼼하게 칫솔질을 해야 합니다. 치간 칫솔이나 치실 등을 사용해 치아 사이에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청소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칫솔질이 어려운 경우에는 따뜻한 물로 입 안을 여러 번 헹구는 것도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치아에 탈이 나면 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치아가 무너지기 전에 스스로 관리하는 게 비용도 줄이고 건강을 챙기는 가장 기본입니다. 정명호 뉴페이스치과병원 병원장은 "충치 진행속도가 빨리 진행되는 유치를 가진 어린 아이들은 초콜릿을 먹고 난 후 더욱 꼼꼼하게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며 "칫솔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치아 뿌리까지 썩을 수 있어 각별히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원장은 "초콜릿은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알고 섭취하면 치아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며 "치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초콜릿 속 다량의 설탕이기 때문에 섭취 후에는 입 안에 당분을 제거하기 위해 혀나 입천장, 볼 안쪽까지 칫솔질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박대윤 유디치과 목동파리공원점 대표원장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초콜릿에서 충치예방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세균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깨끗한 손가락으로 칫솔모 사이를 살짝 벌려 흐르는 물에 이물질을 제거하고 정수기의 온수나 끓인 물로 칫솔을 가볍게 헹군 후 칫솔은 충분히 건조시키는 것이 세균 감염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초콜릿은 충치유발지수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자료제공=대한치과의사협회]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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