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효력 없는 공문 집착 이해 못해'
특검이 법리싸움 보다 여론전에 무게 판단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 측이 7일 "특검은 법리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검을 에둘러 비판했다.황 권한대행 측의 이같은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 측이 특검의 수사방향에 대해 여론몰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황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청와대 압수수색 여부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언급에 "법적으로 아무 효력도 없는 공문을 보낸 후 자꾸 답변을 요구하는 게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이 관계자는 또 "특검은 법리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검의 수사방향을 문제 삼았다. 법리를 놓고 다퉈야 할 특검이 여론전을 펼친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특검팀 관계자는 전날에 이어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한대행으로부터) 아직 회신이 오지 않았다"면서 "내용(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협조)을 담은 공문을 보내주면 그때 우리 입장을 결정해서 행동하면 된다"며 여전히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황 권한대행 측은 전날 특검의 답변 요구에 담담하게 "공식 입장은 없다"고 했지만 이날은 다소 흥분된 분위기가 감지됐다.권한대행 측이 특검의 공문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청와대 압수수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으로 아무 효력도 없는 공문'을 들이미는 게 과연 타당하냐는 문제제기 때문이다. 이미 청와대에서 형사소송법 등 관련법에 따라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상급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게 권한대행 측의 판단이다.이와 관련해 황 권한대행 측은 지난 3일 특검이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기 이전에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 관련법령에 따라 특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에 응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특히 특검의 답변 요구가 법리 보다는 여론을 믿고 권한대행까지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황 권한대행 측은 더욱 심기가 불편한 모습이다. 답변 의무가 없다는 점을 특검이 알면서도 여론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일부러 공식석상에서 답변을 요구한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답변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특검팀의 입장에 대해 "기다릴 거면 계속 기다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특검이 협조를 요청한 상급기관이라는 곳도 결국 법을 근거로 압수수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자꾸 답변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청와대를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지적에 "청와대 압수수색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를 두둔하려는 게 아니라 법적인 문제만 놓고 따진 결과라는 것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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