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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과 미국의 통상마찰이 발생할 경우 0순위 품목은 자동차라는 주장이 나왔다. 단 재계의 우려와 달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이 구체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이시욱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일 기획재정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 정부 통상정책 기조의 이해와 대응방향' 세미나에서 "한미 FTA 발효 이후 대미 상품수지 흑자 확대의 대부분은 자동차 수출에 기인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대미 상품수지 비중은 자동차가 가장 크고 전자, 철강, 기계 순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자동차 부문이 연간 200억달러 이상의 상품수지를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기계·철강 수출 등의 상품수지는 연간 50억달러를 밑돌고 있다. 그러므로 한미 FTA 재협상이 현실화된다면 0순위 후보는 자동차 부문이 될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큰 기여를 한 러스트 벨트 지역이 자동차산업의 쇠락으로 인해 몰락한 지역이라는 점도 분석의 설득력을 높여준다. 재협상이 진행된다면 양허정지와 함께 관세가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설사 재협상이 없더라도 무역법 122조에 의거해 150일동안 15%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미국 보호주의의 주 타겟이 중국과 멕시코, 일본 등이라며 한국이 주된 타겟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협상 논의 가능성은 상존하나 단기적으로는 구체화되기 않을 것"이라며 "무역대표부(USTR)가 나프타 재협상과 한미 FTA 재협상을 동시 추진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대신 미국 정부가 쌍무적 차원에서 반덤핑·상계관세 등의 무역구제조치를 활용한 압박을 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만약 중국과 함께 통화가치가 10% 절상된다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0.4%~0.6%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의 FTA 재협상·환율조작국 지정 등 직접적 효과보다 경기위축에 따른 간접적 효과가 우리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조치의 국제적 확산은 불가피하다"며 "한·미 양자간 통상현안에 따른 직접적 효과보다는 보호무역 확산에 따른 국제통상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경기 위축에 따른 간접적 효과 여파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로 인해 이미 26%로 과다한 수준인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한미 FTA에 대한 언론 보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이색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한미 FTA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다"며 "언론이 필요 이상의 공론화를 해서 미국의 주의를 끌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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