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주택·빌딩·토지 안가린다'..심리하락세 뚜렷

"일단 지켜보자" 기류에 거래·가격 하향추이부동산소비심리지수 연중 최저치..주택 외 시장까지 번져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달아오르는 데는 적지 않은 예열이 필요했는데 식는 건 금방이다. 최근 주택ㆍ부동산시장을 둘러싸고 가라앉은 심리 얘기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가계부채를 옥죄기 시작한 데다, 현 정부 취임 후 꾸준히 부양기조를 유지하던 부동산 정책 역시 11ㆍ3 대책을 필두로 관리모드로 선회한 데 따른 현상이다.연말연초나 장마ㆍ휴가철은 신규 아파트분양은 물론 기존 주택거래도 평소보다 적은 비수기로 꼽힌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움츠리듯, 가계부채를 옥죄는 정부 대책과 오름세로 돌아선 금리향방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도 웅크리는 모양세가 뚜렷해졌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부쩍 늘어난 지역이 있는가하면 매도인이나 잠재 매수인 측 모두 지켜보자는 기류가 생기면서 가라앉는 분위기다.11ㆍ3 대책 후 주택 매매거래는 물론 전세가격, 주택 외 토지나 오피스 등 분야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관련지수는 하락추세다. 국토연구원이 매달 조사하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지난달 전국 기준 104.3으로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전국 기초지자체의 일반가구 6400명과 각 지역 중개업소 2200여곳을 표본으로 해 매수ㆍ매도나 임대차 경향, 가격수준 등을 따져 수치화한 것이다.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추세를 보였는데 11월 들어 고꾸라지면서 두달 연속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장 하락폭이 큰 건 수도권 주택시장으로 두 자릿수 이상 떨어졌다. 주택시장에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고는 해도 그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며 전국 집값을 견인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국면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특히 주택전세나 토지시장은 지수 자체가 기준점인 100 아래로 떨어져 가격이 떨어졌거나 거래가 줄어드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전세가격은 보합세를 보여 2년 6개월여 만에 가격상승을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올 하반기로 갈수록 입주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빌딩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시장동향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지역 프라임급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1.49%로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줄었다. 여의도와 강남권역 하락폭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상승추세를 보이다 꺾였다.올해 전망 역시 어둡다. 감정원이 지난달 자산운용사와 PM사, 정보업체 등 전문가 100여명을 상대로 올 시장전망을 설문한 결과 프라임오피스 임대시장의 경우 75%, 매매시장도 69% 가량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참여자 대부분이 하락전망에 무게를 둔 것이다.감정원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이슈에 대한 우려, 기존 공급물량에 대한 공실증가로 당분간 하락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며 "우량물건을 중심으로 매매시장은 투자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체가 갖고 있던 빌딩매물이나 신규공급이 늘어나 상승기조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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