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불량 제로 도전, 현대모비스 美 미시건 공장

현대모비스 미시건 공장에서 직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현대모비스 제공)

[디트로이트(미국)=이정민 기자] "직접 보기전에는 믿지 못하겠다. 생산 현장을 보여달라."지난 2004년 3월. 미국 완성차업체인 크라이슬러 경영진이 현대모비스 이화모듈공장을 찾았다. 부품 공급업체 입찰에 참여한 현대모비스의 그럴듯한 설명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쏘렌토에 모듈이 장착되는 기아차 화성공장까지 꼼꼼히 둘러보고 돌아갔다. 1년이 지난 2005년 5월 크라이슬러는 지프 랭글러 후속 차종(JK)의 모듈 공급업체로 현대모비스를 찍었다. 회사 창립 후 처음으로 해외 완성차 회사에 모듈을 공급하는 쾌거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현대모비스가 크라이슬러와 연을 맺은지 지난해 꼭 10년을 맞았다. 그동안 누적 생산량만해도 400만대에 이른다. 오랫동안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불량률 제로, 품질 최우선'을 내세웠기 때문이다.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중심가에서 남서쪽으로 약 5km를 달려 찾은 현대모비스 미시건 공장. 조용한 외부와 달리 공장 내부는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직원들은 각자 라인에서 쉴틈없이 부품을 조이고 살피는 등 납품일자를 맞추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지 생산을 담당하는 유경환 주재원은 "지난해 기준 365일 중 320일을 가동했다. 월~토요일까지 3조 2교대로 풀가동 하면서 물량을 대고 있지만 부족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미시건 공장에서 한 직원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현대모비스 제공)

이곳에선 크라이슬러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의 듀랑고에 들어가는 프론트, 리어섀시 모듈을 생산한다. 프론트, 리어섀시 모듈은 쉽게 앞바퀴, 뒷바퀴 뼈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연간 36만대가 생산되고 있다.한쪽에서 대당 27억원이 넘는 얼라이너 8대가 육중한 굉음을 내며 부품 덩어리(모듈)를 이리저리 만지고 있었다. 시간 당 66대를 처리한다. 얼라이너의 역할은 자동차 바퀴의 상하, 좌우 정렬 상태를 조정하는 것으로 안전과 직결돼 있어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비용절감차원에서 직접하지 하지만 크라이슬러는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을 믿고 오롯이 납품받고 있다.우경섭 현대모비스 북미법인장은 "완성차의 가동률은 얼라인에 달려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시간을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가 전체 생산량에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크라이슬러는 이 작업을 모비스에 맡김으로써 많은 생산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우 법인장은 지난해 11월 부임하고 나서 직원들에게 '품질 최우선'을 강조하고 있다. '표준' 만들기에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인도, 러시아 등 법인장을 거치고 이곳에 왔는데 와서보니 직원들이 일하는 방법이 정해진 표준 없이 다 제각각이라는 설명이다. "하다못해 문서들도 양식이 다 달랐다"고 우 법인장은 말했다.하나하나 개선하느라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매일 아침 7시30분 회의를 열게 된 것도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덕분에 현재 불량률은 100만대 중 500대 정도로 낮아졌다.

현대모비스 미시건 공장에서 직원들이 라인에 따라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품질을 무기로 크라이슬러 외에도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에선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접촉하기도 했다. 우 법인장은 "크라이슬러와 10년 간 꾸준한 사업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품질과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그동안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수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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