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시작전 장녀 이방카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사진=EPA연합)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기자회견 후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또 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트럼프는 연설 중간에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 제너럴 모터스(GM) 등을 언급하면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돌아오고 있다. 이들은 최근 수주간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 더 많은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이 시장에 진해지자 달러·페소 환율은 사상 처음으로 22페소를 넘어섰다. 이후 조금씩 회복하던 페소 가치는 트럼프가 연설 말미에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 방침을 재확인하자 또다시 달러당 22페소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몇개월간 트럼프의 발언 때마다 페소 가치가 출렁이면서 멕시코 금융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수차례에 걸쳐 외환보유액을 풀어 페소를 사들이는 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페소 급락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효과 없는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보다는 금리인상으로 대처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내달 9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멕시코는 지난해 다섯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현재 5.75%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자가 언급한 국경간 장벽 건설비용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미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만 협박을 통해 우리에 대한 투자에 영향을 미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국 대신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날 멕시코 페소와 함께 터키 리라화도 달러당 3.93리라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리라는 올해 들어 2주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10% 넘게 급락했는데 이는 신흥국 중 최악이다. 트럼프 당선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가시화된 것도 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 강화와 잇단 테러 사태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금이탈과 통화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경기회복을 외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해왔다. 라보방크의 표트르 매티스 전략가는 "터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리라화는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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