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베이징 공동 취재단]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정부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늦추면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를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송영길 의원 등 베이징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을 만난 자리에서다.방중 의원단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4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께 송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7명과 박선원 전 청와대 비서관을 만나 "최근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드 배치를 일시 중단해서라도 서로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왕 부장은 "한중 관계는 좋은 친구며 교류 후퇴는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도 절대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이 대외적으로 사드 배치를 가속하겠다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과 교류를 확대하자고 말하기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핵과 핵 실험에 결연히 반대하며 중국 측은 안보리 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했고 이것이 잘 지켜지면 북한도 비핵화를 다시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냐"면서 "안보리 결의를 잘 이행할 것이며 이는 중국이 제일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사드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왕 부장은 이어 "국제 정서가 복잡한 시기인 만큼 상호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태도로 한중이 협력해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부 사람들은 중국이 제대로 역할을 안 한다고 하는데 전적으로 틀린 말이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왕 부장에 앞서 의원단을 만난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한한령 조치가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쿵 부장조리는 "한국 국민 감정과 마찬가지로 중국인도 희로애락이 있다"며 "한중 수교 25주년을 앞두고 중국이 (한국의) 안보를 직접 위해한 적도 없는데 왜 새롭게 중국 안보를 저해하느냐는 중국 국민의 감정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감정이 좋지 않은데 목소리가 큰 소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며 "국민들이 사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TV에서 한국 드라마, 한국 아이돌이 나오면 역감정을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하는 방식으로 국민 감정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쿵 부장조리는 이날 야당 의원단이 한한령과 더불어 전세기 운항 연장 불허 등 한국행 여행객 제한 조치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자 "중국 쪽은 한국의 이야기를 중시하며 적당한 정책을 고려할 수도 있다"라면서 "실질적으로 한국 관광이나 무역량이 줄지 않았으며 공교롭게도 저가 여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아 그런 게 나올 수 있지만 한국을 의도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삼성과 LG 등 한국산 배터리 보조금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외교부와 대외연락부는 언제든 열려있다"며 "서울이든 베이징이든 만나서 논의하고 싶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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