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통결산-식품·주류④]'혼밥·혼술' 열풍에 HMR 시장확대…가정용 주류판매도 쑥↑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 공략하기 위한 노력맛·품질 향상,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큰 영향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숨 가쁘게 흘렀던 2016년이 끝자락에 다다랐다. 올해 식음료·주류업계는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의 한 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 홈밥(집에서 먹는 밥)족 등의 증가에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됐고 저도주 선호, 홈술족 증가 등에 따라 주류업계에서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1년 내내 잇따랐다.26일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2011년 8000억원에서 2013년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간편식은 그동안 인스턴트 식품이나 레토르트 식품처럼 저장 기간이 길고 전자렌지에 간편하게 데워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 끼 때운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혼자서도 맛있게, 건강하게, 제대로 먹자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신선식품과 반조리식품으로까지 그 영역이 넓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동원F&B, 대상, 농심, 풀무원 등 종합 식품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푸드 등 과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CJ제일제당은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내세워 상온 가정간편식 신제품 출시에 나섰으며 오뚜기와 농심은 각각 '맛있는 오뚜기죽', '콩나물 뚝배기' 등의 상품으로 아침식사 시장에서 맞붙었다. 냉동밥 소비도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2년 80억원대 수준에 불과했던 냉동밥 시장 규모는 2년 만에 2배가 넘는 200억원대로 커졌고 지난해에는 3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도 지난 10월까지 390억원 이상의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냉동밥 시장의 빠른 성장은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맛과 품질이 향상되며 냉동밥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주류시장은 시장은 지난해 과일리큐르에 이어 다채로운 제품들을 쏟아내며 올 한 해 동안 '이슈 메이커'역을 톡톡히 했다. 소주와 맥주가 양분하던 국내 주류시장은 완전히 새롭게 개편된 것이다.지난 9월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주류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업무 성격의 술자리가 대폭 줄어들면서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홈술족’과 ‘혼술족’이 급증하게 된 것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월 23~27일 전국 20~40대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2명꼴(66.1%)로 최근(6개월 내) '혼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23일 밝혔다.혼술과 홈술의 증가는 자연스레 마트와 편의점의 주류 판매 신장으로 이어졌다. 이마트의 주류 매출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한 달 동안 지난해 동기간 대비 7.5% 늘었다. 맥주의 매출은 12.4% 증가했으며 양주 역시 13%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를 강타했던 과일리큐르 제품은 기존의 소주에 비해 순한 알코올 도수 13~14도의 저도주였다. 그러나 올해는 이마저도 더 순하고 달콤해졌다. 맥주만큼 낮아진 알코올 도수에 각종 과일이나 탄산을 첨가한 과실주, 탄산주 등이 쏟아지며 고도주를 즐기지 않는 남성과 여성 소비자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올 상반기엔 탄산주가 잇달아 출시됐다. 올 3월 무학이 내놓은 ‘트로피칼이 톡소다’를 필두로 하이트진로의 ‘이슬톡톡’, 롯데주류의 ‘순하리 소다톡 클리어’, ‘순하리 와일드 펀치’ 등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지난해 ‘부라더소다’의 인기를 이어받아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 위스키업계도 저도주 바람에 동참했다. 골든블루는 알코올 도수 35도인 ‘팬텀 디 오리지널’을 내놨고, 글로벌 위스키업체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더블유 시그니처’를, 페르노리카코리아는 '35 바이 임페리얼'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수입맥주의 강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2010년 국내 시장점유율 2.8%에 불과했던 수입맥주는 5년 만에 3배 성장해 2015년에는 8.4%로 늘어났다. 현재 국내에는 세계 90여 국가의 약 400개에 달하는 맥주가 유통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의 수입맥주 판매량도 가파른 상승세다. 2011년 이마트의 수입맥주 판매비중은 17.4%였지만 지난해 38.3%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40%를 넘어섰다. 편의점 씨유에서도 지난 8월까지 올해 수입맥주 판매율은 47%였다. 국내에서 수입맥주의 판매량이 늘었지만, 반대로 국산주류의 해외 수출도 두드러졌다. 무학은 지난 8월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의 몽골 수출에 이어 과일리큐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역시 몽골 판매를 시작했다. 하이트진로의 1~3분기 소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83억원을 기록했다. 올 초 베트남 하노이에 5번째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 시장 공략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단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주류 업계는 올해 장기화 된 경기 침체와 대내외적인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비자 니즈를 충족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라며 "내년에도 혼술·혼밥족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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