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엄마' 메르켈 4연임 적신호…극우정당 비판 강화

▲유럽에서 늘고 있는 난민 관련 범죄는 '겁쟁이 메르켈'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PVV) 대표의 트위터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독일 베를린에서 20일(현지시간) 발생한 '트럭 테러' 사건으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4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난민의 어머니'라 불릴 정도로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었던 메르켈 총리가 난민이 연루된 잇단 테러사건들로 앞으로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트럭이 돌진해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당한 이번 사건 이후 독일은 물론 유럽 주요 극우 정당들은 일제히 메르켈 총리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마르쿠스 프레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언제쯤이면 독일의 법치가 작동하고 저주받은 위선이 끝날 것인가, 그것은 바로 메르켈이 죽은 다음"이라고 밝혔다. 프라우케 페트리 AfD 대표는 "총리는 독일이 더이상 안전하지 않은 나라라고 말하지 못했다. 우리의 영토는 우리 스스로 통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트위터에 피가 잔뜩 묻은 채로 겁에 질려 손을 들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모습을 이미지로 올려놓고 "겁쟁이 리더들이 유럽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의 테러 쓰나미를 몰고 왔다"면서 "기존 정치는 우리를 배신했다. 새로운 혁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적었다. 난민 문제를 부각하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운동의 선봉에 섰던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베를린의 테러는 슬프지만 놀랍지 않다. 이는 메르켈이 유산으로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트럭 테러 이외에도 지난해 말부터 독일에서 발생한 난민 관련 범죄는 쾰른 난민촌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부터 함부르크 기차역 난민 소녀 흉기사건, 시리아인 3인의 테러기도 혐의, 아프간 난민 청년의 열차 흉기 난동 등 다양하다. 이런 범죄들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고 독일 정부 역시 난민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난민을 조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르켈 총리의 근본적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여전히 절반 이상의 독일 유권자들이 메르켈 총리를 지지하고 있지만 난민 범죄 증가와 함께 독일 극우정당들에 대한 지지율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상기했다. 메르켈 총리와 집권당이 높아지는 난민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국가 안보에 대한 위기위식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트럭 테러 사건 이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건은 분명 테러"라면서 아직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이번 테러를 저지른 범인이 독일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으로 밝혀진다면 참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악의 공포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 힘든 시간이지만 자유와, 공존, 포용의 마음으로 이겨 나가야 한다"고 밝혀 당장 난민 유입에 대한 강경 노선으로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을 넘어서 유럽을 분열하고 난민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경계해야 하지만 동시에 메르켈 총리는 독일 극우 정당으로 넘어가고 있는 지지자들을 통합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4연임의 꿈이 물건너 갈수도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한편 독일 검찰은 트럭 돌진 테러 용의자로 체포했던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 나베드 B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하고 나서 테러범을 추적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으나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테러범이 추가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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