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태광그룹이 9개월만에 흥국화재 대표이사(CEO)를 교체했다. 이에앞서 지난 주 흥국생명은 조병익 전 삼성생명 법인영업본부장 전무를, 흥국화재는 권중원 전 LIG손해보험 보상 및 업무총괄 전무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권 내정자는 1984년 LG화재에 입사해 26년간 재무와 기획 분야를 담당한 재무기획통이다. 권 내정자의 정식 선임은 내년 3월 주총에서 이루어진다. 지난 3월 주총서 선임된 문병천 대표는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문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내년 3월 주총 전까지 문 대표가 등기이사로 남아있겠지만, 경영은 권 내정자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태광그룹이 지난 2006년 1월 쌍용화재를 인수해 흥국화재로 이름을 바꾼 후 1년에 한명 꼴로 CEO가 바뀌었다. 흥국화재는 업계에서도 유난히 CEO의 재임기간이 짧다. 2006년 1월 흥국화재로 출발 한 후 10년간 정식 임기 2년을 채운 CEO는 김용권 전 대표가 유일했다. 문 대표를 포함 나머지 9명의 임기는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3개월이었다. 물론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 임기 중이라도 언제든 교체가 가능한 것이 CEO라는 자리다. 하지만 업무를 파악하는 기간도 필요하고, CEO의 임기를 정해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흥국화재처럼 10년간 10명의 CEO가 선임됐다는 것은 조직이 정상적으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흥국화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업계 최하위권이다. 6월말 기준 흥국화재 RBC비율은 151.1%로 금융당국 권고치에 턱걸이하고 있다. 업계 평균치 269.1%보다도 100%포인트 이상 더 낮다. 보험사의 RBC는 계약자들이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얼마나 지급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중장기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 시장이 메이저 중심의 시장이기 때문에 하위 손해보험사의 존재감이 미미한 것은 사실이다"며 "CEO의 잦은 교체는 장기전략 부재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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