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9일 오후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국회 본회의장
우선 탄핵 찬성 234표는 예상보다 많은 의원이 찬성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찬성 250표 안팎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210~220표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탄핵안 가결은 기업 입장에서 '불확실성 변수' 하나가 제거됐다는 점에서 호재로 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어떤 게 더 좋다고 하기 어렵지만 가결 되는 쪽이 일단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적인 고려 요소를 떠나 탄핵의 소용돌이에서 한 발 비켜나게 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재계 기상도가 맑음으로 바뀔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대통령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게 됐다. 하지만 황 총리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국가경영의 컨트롤타워가 모호한 상황은 재계 입장에서 '악재'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경제정책이 힘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적고, 공무원들도 이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 과정에서 전격 하야하는 시나리오도 남아 있다. 현재로서는 담담하게 헌재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게 청와대의 기본 방침이지만, 여론의 하야 요구가 더 거세질 경우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이번 대통령 탄핵 가결은 재계의 불확실성 변수를 줄여준 의미가 있지만, 또 다른 불확실성 변수들이 남아 있는 셈이다. 정치권발 불확실성 변수는 기업들이 내년 살림에 대한 밑그림을 짜는 데도 영향을 주게 될 전망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계는 정치권의 기류 변화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