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불확실성 완화에 환율 소폭 하락할듯…美 금리인상이 관건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9일 시장의 예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미미하다. 이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앞으로 환율을 결정하는 관건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전날 종가보다 5.0원 오른 1163.5원에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68원까지 올랐다. 탄핵과 상관없이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에서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유로화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상승한 영향에 따른 움직임이었다. 특히 탄핵 투표와 겹친 장 마감 직전 원·달러 환율은 1160원 중반대에서 소폭의 등락을 이어가며 거의 움직이지 않다 1165.9원에 마감했다. 개장가 대비 2.4원 오르는데 그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와 환율이 다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4년 3월 12일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이 11원 상승한 1180.5원을 기록해 한달 보름여만에 처음으로 1180원대에 진입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가 시장에 반영되는 다음주에는 하락세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민경원 NH선물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심리가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조금 하락해 연말까지 1150원 초반까지 조정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윤 현대선물 애널리스트도 “정국 혼란 불확실성이 비교적 완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탄핵 효과가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변동성의 문제인 만큼 추세적인 흐름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아직도 불확실성이 강한만큼 원화강세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앞으로 외환시장에 절대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당장 14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데 이날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연 2회였던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을 3회 이상으로 바꿀 경우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는 좀처럼 잡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일시적으로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 당시 원·달러 환율이 29.7원 급등한 것처럼 패닉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성윤 현대선물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시계를 놓고 볼때 환율의 궁극적 움직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영향이 더 크다. 탄핵정국 보다는 내년 미국 금리인상 기조를 종전대로 연 2회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트럼프 재정정책을 반영해 연 3회로 하느냐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 흐름도 결정될 것”이라며 “다음주 연준 전까지는 1160원대전후 지지력을 유지하다 이후 미국 결과에 따라 환율 움직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탄핵안 가결로 외환당국인 한국은행도 비상이 걸렸다. 한은은 이날 가결 결정이 나오자마자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환율, 금리, 시중 자금 흐름 등 금융시장 전반을 점검했다. 한은은 주말에도 뉴욕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외환시장의 급변동 사태를 대비할 계획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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