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아메리칸 드림…트럼프도 소용없다

도널드 트럼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부모님이 자신과 같은 나이일때 벌던 수입보다 현재 자신의 수입이 더 많다고 답한 30대 미국 직장인의 수가, 1970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드림이 해체되고 있다는 얘기로, 미국의 소득 재분배 시스템의 개혁과 6%대의 경제성장을 보이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이같은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하버드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의 이코노미스트 및 사회학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의 강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아메리칸 드림이 저물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970년대 30대들의 수입을 분석해 그들의 부모 세대와 비교했다. 이에 조사자의 92%가 부모보다 수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4년 30대의 경우 부모보다 수입이 많은 경우는 5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41%포인트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자신의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미국에 정착하는 이민자들의 희망'으로 정의한다면 꿈을 이룬 이들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9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라즈 체티, 스탠포드 대학의 경제학자는 "나의 부모님들이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그들의 자식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겠다는 이유 하나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아메리칸 드림의 일몰이 이미 1970년대부터 1992년(58%)까지 크게 줄었으며 이후 10여년간 정체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이처럼 깨져 버린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 중서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조한 경제 성장과 빈부의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소득의 분배가 계속 부유층으로 기울어진다면 한 해 경제성장률이 6%는 돼야 아메리칸 드림의 부활을 꿈꿀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호언장담한 대로, 미국이 연율 3.8%의 경제 성장을 이룬다고 해도 부모보다 더 많은 수입을 거두는 자식의 비율은 62% 정도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뉴욕 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