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고속철도 개통] 117년만에 철도경쟁체제 돌입

오전 5시 부산서 수서역 향해 첫 출발…수서역서는 5시10분 광주행 발차운임경쟁도 시작돼…코레일의 KTX보다 평균 10% 수준 낮게 요금 책정

수서발 고속철도로 알려진 또하나의 고속철도인 SR이 9일 첫 운행에 들어갔다.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수서발고속철도(SRT)가 9일 오전 5시 공식 운행에 들어갔다. 부산에서 수서를 향해 첫 SR 고속열차가 출발했다. 수서역에서는 5시10분 광주행 열차가 떠났다. 2011년 5월 첫 삽을 뜬지 5년7개월 만에 고속열차와 철도운영회사의 복수체제가 성립된 순간이다. 117년간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철도운영 독점체제가 깨지고 경쟁시대가 시작됐다.고속철도 후발주자인 SRT 운영사 SR은 기존 KTX보다 저렴하게 운임체계를 만들었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간 서비스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우선 SRT 운임은 ▲수서~부산 5만2600원 ▲수서~광주송정 4만700원 ▲수서~목포 4만6500원이다. KTX보다 평균 10% 낮은 수준이다. SRT 특실요금은 기준운임에 45%가 추가된다. 수서~부산 7만6300원, 수서~목포 6만7400원이다.또 장거리할인 등 운임 산정방식에 따라 수서~동대구, 수서~광주송정 구간은 각각 3만7400원, 4만700원으로 KTX대비 최대 14% 저렴하다.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열차 티켓을 구매하면 1% 할인도 해준다. 향후 탑승률을 고려한 시간대별 할인제도도 운영할 예정이다.SRT의 강점은 저렴한 요금뿐만이 아니다. 열차 출발 후 승차권을 반환할 경우에도 KTX는 역에서만 가능한 반면 SRT은 출발 후 5분 이내까지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반환이 가능하다.이와 함께 SRT는 승무원 호출 서비스를 도입해 친밀감 있는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일반실 좌석의 경우 KTX 보다 무릎간격이 5.7㎝ 넓은 것도 강점이다. 새로운 개념의 차량관리 서비스인 'SRT 15분 서비스'도 실시한다. 청소뿐 아니라 자외선 살균이나 환기구 살균 등을 15분 안에 끝낸다는 목표다.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SRT 운행 첫 주말인 9~11일 평균 예매율은 40%대에 달하고 있다. 일부 열차는 이미 매진됐다. 온라인 회원 가입자도 20만명을 넘어섰다.SRT가 이처럼 저렴한 요금을 주 무기로 다양한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자 KTX도 발빠르게 대응책을 내놨다. 코레일은 적자를 이유로 폐지했던 마일리지 제도를 약 3년만에 부활시켰다. 홈페이지나 모바일ㆍ웹 회원의 경우 결제금액의 5%를 기본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고 평균 승차율이 50% 미만인 열차(더블적립 열차)를 타면 5%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여기에 선불형 교통카드인 '레일 플러스'로 승차권을 결제하면 추가 1%를 보너스로 준다. 최대 11%까지 마일리지 형태의 할인받을 수 있는 셈이다.할인제도도 더 확대했다. 예상 승차율이 낮은 티켓에 대해 운임 할인을 해주는 '인터넷 특가(365할인)' 할인율을 기존 5∼20%에서 10∼30%로 높였다. 만 24~33세를 대상으로 하는 '힘내라 청춘' 최대 할인율도 30%에서 40%로 커진다.또 코레일은 SRT 개통에 맞춰 '경부선은 서울역'ㆍ'호남선은 용산역'으로 구분했던 KTX를 '서울ㆍ용산역 혼합정차'로 바꿨다. 서울역과 용산역으로의 접근이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선 광명역 셔틀버스도 운행한다.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도 SRT와 코레일은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승차권 상호 발매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역에서는 물론 각각의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서 서로의 열차 운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수요자 입장에선 양사의 운임과 서비스 경쟁은 물론 고속철도 운행 횟수가 대폭 늘어나는 점도 반갑다. SRT 개통에 따라 주말기준 경부선 운행횟수는 기존 183회에서 256회로, 호남선은 86회에서 128회로 43% 증가한다.서울ㆍ용산역 집중현상 완화도 기대된다. 그동안 고속철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울ㆍ용산역으로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SRT 출발역인 수서역을 비롯해 경기 화성 동탄과 평택 지제에 새롭게 고속철도역이 생기면서 수도권 동남부 지역의 주민들의 편의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